캐피털이코노미, S&P500 내년 이익증가율 전망 하향
엔비디아 등 5개 기업이 전체 이익 증가분 68% 차지
AI 인프라 차입 비용 상승에 실적 전망 달성 불확실성↑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올해 미국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기업들의 가파른 실적 성장세가 내년에는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의 이익 증가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지나치게 높아, 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경우 증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일(현지 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올해 S&P500 기업들의 순이익이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경기 회복 초기 국면을 제외하면 보기 드문 높은 성장률이다.
내년에는 이익 증가율은 16.3%로 둔화할 전망이지만, 여전히 장기 연평균 이익 증가율의 약 두 배 수준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주가가 흔들리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지난달 30일 사상 최고치(10월 6일) 대비 약 7.8% 하락 마감해 조정 국면(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 진입을 바라보고 있다.
◆실적 전망 지나치게 높아 '거품' 경고…AI 투자 부담도 가중
투자자들은 이익 전망치만큼 주가를 높게 쳐주지 않고 있다. S&P500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올해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 최근 약 19배로, 고점 대비 약 20% 떨어졌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일부 주요 기술기업의 PER은 10배 중반 수준으로, 2025년 고점의 절반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주가가 과열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보지만, 이익 전망 자체가 부풀려졌다는 경고도 나온다. 댐프드스프링어드바이저스의 창업자 앤디 콘스턴은 주가가 아니라 기업의 예상 이익에 거품이 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막대한 차입과 자금 조달 비용 상승도 실적 전망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에디 가부어 키어드바이저스그룹 공동창업자는 아마존과 같은 투자적격등급 기업부터 코어위브처럼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까지 잇따라 채권 발행에 나서면서 투자자들이 더 높은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본 조달 비용이 이렇게 높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월가의 기대치를 어떻게 충족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가부어는 기업들이 결국 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하향 조정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알파벳과 아마존의 최근 분기 데이터센터 투자 지출은 시장 예상치를 소폭 밑돌았다.
◆美기업 이익 증가분 68%, 5개 기업에 집중…쏠림 우려
기업 이익 증가가 소수 종목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브로드컴, 샌디스크, 머크 등 5개 기업이 내년 S&P500 기업 전체 이익 증가분의 6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4곳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수혜를 받아온 반도체 기업이다.
반면 초대형 기술주 7개 종목인 '매그니피센트7(M7)'의 3분기 이익 증가율은 S&P500에 포함된 나머지 493개 기업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는 2022년 말 현재의 강세장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존 히긴스는 내년 기업 이익 급증세가 일부 되돌려지면서 증시 상승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S&P500 등 주요 지수에서 AI 관련 초대형 기술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진 데다, 이들 기업이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AI 수요를 실제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nl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