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배우 최불암 발인·장례미사 진행
염수정 추기경 접전 여의도동성당서 열려
"푸근 미소와 어진 모습 이제 볼 수 없어"
김혜수·정준호·신현준·유인촌·최휘영 등 와
"고인 막중한 책임감 구도자처럼 살았다"
상주 역할 김혜수 미사 내내 눈물 닦아
임형주 '아베 마리아' 눈물 흘리며 불러
[서울=뉴시스] 손정빈 박재민 인턴 기자 = "최불암 프란치스코 형제님의 푸근한 미소와 어진 모습을 이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염수정 추기경은 지난달 30일 세상을 떠난 배우 최불암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염 추기경은 그러면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길 바란다. 고인은 우리가 어렵게 살던 시절 위로와 희망을 주는 '수사반장'의 박영한 반장이었고, '전원일기'의 김회장이었다. '한국인의 밥상'을 통해 정성 듬뿍 담긴 우리네 밥상을 알려주던 국민아버지, 국민배우였다"고 말했다.
배우 최불암이 2일 세상과 마지막 인사를 했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성당에선 염 추기경 접전으로 최불암 장례미사가 열렸다. 최불암은 2018년 10월 염 추기경 주례로 세례를 받았다. 염 추기경은 최불암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 병자성사(病者聖事)를 하기도 했다.
여의도동성당 본당은 오전 7시30분부터 하나 둘 자리가 채워지기 시작했다. 미사 예정 시간인 오전 9시가 되자 최불암 마지막을 보기 위해 모인 유족과 동료선후배 배우, 일반 교인 등 약 400명이 들어찼다. 앞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발인식부터 함꼐한 배우 김혜수·정준호·신현준 등은 물론이고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인촌 전 문체부 장관, 방송인 김경란, 코미디언 이용식, 그룹 신화 앤디, 팝페라 가수 임형주 등도 최불암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염 추기경은 최불암의 연기 인생, 그가 평생에 걸쳐 해온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봉사 활동과 후원, 종교인으로서 삶을 일일이 짚어가며 추모했다. 그러면서 고인이 세례를 받은 날 자신과 식사를 하며 했던 이야기를 꺼내 놨다.
"고인은 연기가 수도자는 아니지만 그런 정신으로 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알 수 없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국민 사랑을 받는 연기자는 구도자의 길을 가야 한다고 깨닫게 되면서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 더 신경 쓴다고 했습니다."
장례 기간 내내 빈소를 지키며 사실상 상주 노릇을 한 김혜수는 미사 내내 눈물을 닦았다. 영성체 예식을 할 땐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 채 흐느끼기도 했다. 김혜수는 발인 직후에도 장례식장 바닥에 주저 앉아 오열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그는 드라마 1987년 드라마 '사모곡' 최불암 아내 배우 김민자와 모녀 호흡을 맞춘 뒤 김민자를 어머니처럼 따랐고, 최불암을 실제로 아버지로 불렀다고 한다.
염 추기경은 "고인은 성경에 나오는 착한사마리아인들처럼 아픈 어린이를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그 분은 어린이를 하느님께서 보낸 선물로 생각했다"며 "항상 자신을 외부로 드러내지 않고 겸손하게 자신에게 맡겨진 불쌍한 사람들의 착한 이웃이 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분이 마지막까지 간직한 희생과 봉사정신은 이 각박하고 거친 세상 속에서도 우리가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희망의 유산이 될 거다"고 덧붙였다.
미사 중엔 황영기 초록우산회장 고별사도 있었다. 최불암은 1981년부터 초록우산을 후원해왔고, 1985년부턴 전국후원회장을 맡아왔다. 2012년부터는 사단법인 제로캠프를 세워 김천소년교도소 수용자를 교화하기 위해 연극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해왔다. 이번 장례 역시 초록우산장으로 치러졌다.
황 회장은 최불암을 "평생 어린이 곁을 지켜주신 큰어른"이라며 "따뜻한 목소리와 인자한 미소를 더 이상 마주할 수 없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고 아직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 남기신 뜻을 이어 저희도 언제나 어린이 곁을 지키며 살겠다. 고맙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임형주는 '아베 마리아'(Ave Maria)를 불러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본당 안에 '아베 마리아'가 울려퍼질 때마다 참석자들은 눈물을 훔쳤고, 임형주 역시 눈물을 보였다. 최불암은 장례미사 후 서울 중구 무교동에 있는 초록우산 본부를 들렀다가 경기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에서 잠들게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jane1014@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