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회서 출판콘텐츠 세액공제 간담회 개최
"원천 IP인 출판만 콘텐츠 세제 지원에서 제외"
세제가 출판 다양성·출판 고용 시장 뒷받침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인공지능(AI) 시대 출판 고유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지면서 출판콘텐츠 세액공제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출판계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AI 기업들이 학습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서적을 수집하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출판콘텐츠가 AI 산업의 기반이 되는 만큼 출판 생태계를 보존하고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출판은 방대한 정보를 식별하고, 정제된 지식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AI 학습을 위해 출판콘텐츠가 새로운 데이터로 떠오른 가운데, 출판 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가 곧 AI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1간담회의실에서 'AI 시대, 미래를 여는 텍스트의 힘'을 주제로 간담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출판콘텐츠 세액공제 제도 도입을 중심으로 AI 시대 출판계의 과제와 미래를 논의했다.
홍영완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은 "책이 없으면 AI도 없다"며 "AI의 (서적) 무단 학습은 출판사와 작가에게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염종선 창비 대표는 "초국적 기업들에 책이 무단으로 분쇄되고 스캔을 당하지만 저술자나 편집자에게 제대로 된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다"며 "책의 위기는 곧 인문정신의 위기다. K-문학이 세계적 주목을 받는 지금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출판 산업 보존과 지속가능성을 위해 세액공제 제도 도입의 시급성과 필요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출판콘텐츠 세액공제는 작가나 출판사가 서적 제작에 있어 투입된 비용의 세금을 일부 공제해주는 제도다. 공제를 통해 제작에 재투자하고, 출판 시장의 고용과 산업 기반 확대로 이어져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김태헌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은 "세액공제보다 재정 지원이 더 효과적이란 말도 있지만, 출판을 언제까지나 지속해서 지원하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닌 투자하고 스스로 성장하는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경 출판인회의 정책위원장은 "출판 제작비의 중심은 사람"이라며 "공제로 생긴 여력은 채용과 신간 기획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출판계는 영상, 웹툰 등 다른 콘텐츠 분야에 제도가 도입됐지만, 원천 지식재산(IP)격인 출판이 제외된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염 대표는 "출판콘텐츠는 드라마, 영화, 웹툰, 게임으로 무한히 파생되는 원천적 IP이자 콘텐츠 가치사슬의 저변에서 전체 사업을 지탱하는 뿌리"라며 "인간의 창조적 문화활동의 핵심이지만 국가의 세제 지원은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정책위원장도 "원작을 영상으로 만들면 세액공제를 받고, AI 기업이 학습데이터를 사도 세액공제를 받지만, 이 모든 것의 출발점인 출판에만 세액공제가 없다"고 비판했다.
토론에서는 세액공제가 출판 다양성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독자들에게 대중적인 이른바 '잘 팔리는' 책만을 만드는 것이 아닌 다양한 서적을 펴낼 수 있도록 재정적인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염 대표는 "출판사는 손익분기점에도 못미치는 1000부짜리 책을 수십 종 펴내는 모험을 해야만 비로소 몇만 부짜리 '베스트셀러'도 낼 수 있다"며 "베스트셀러 수익으로 비대중적이지만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서적 출간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오뒷세이아'를 번역한 김헌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는 "(세액공제로 인한 비용을)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책을 만드는 데에도 쓸 수 있다"며 "세상을 움직인 책들도 처음에는 신인 저자의 것"이었다며 출판산업 내에 투자가 곧 좋은 서적 출간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설명했다.
세액공제가 단순히 출판 산업만을 위한 혜택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염 대표는 "무차별적인 특혜나 감면이 아닌 창작 중심의 핵심 영역을 지원해 달라는 것"이라며 지원대상을 국가 문화 역량과 원천 IP인 서적으로 하고, 공제 대상도 순수 제작비로 국한하는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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