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동명이인 논란' 알래스카 선거 인증 보류 소송 기각

기사등록 2026/11/02 09:52:01 최종수정 2026/11/02 10:14:24

美 법무부, 즉각 항소 방침…당사자 "패배해도 결과 승복"

[와실라=AP/뉴시스]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와실라의 커티스 D. 메너드 메모리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알래스카)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6.11.02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미국 알래스카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측이 공화당 현역 의원과 동명이인 후보가 출마하는데 관여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당사자인 댄 S. 설리번 공화당 의원은 1일(현지시간) 패배하더라도 선거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미 연방법원은 같은날 설리번 의원이 패배하면 선거 결과 인증을 보류해달라는 법무부 소송을 기각했다.  법무부는 댄 J. 설리번 후보에게 행사된 표가 설리번 상원의원을 찍으려던 표였는지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알래스카주는 소송에 근거가 없으며 유권자의 비밀을 침해하지 않고는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맞섰다.

AP통신과 CBS,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샤론 L. 글리슨 연방지법원 판사는 1일 결정문에서 미국 정부가 헌법 제3조상 원고적격에 필요한 구제 가능성 요건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한 금지명령을 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글리슨 판사는 "더 근본적으로 미국 정부는 선거일에 대니얼 J. 설리번에게 투표된 표들을 어떤 방식으로 분리한 뒤, 투표의 비밀성을 유지하면서 법원이 명령한 구체적이지 않은 조사를 실시하겠다는 것인지 실행 가능한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법무부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피해가 법원 명령을 통해 구제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할 책임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선거 결과 인증을 막으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시도가 선거를 관리할 권한을 주에 부여한 헌법에 배치된다고 밝혔다. 그는 연방 법원이 일반적으로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선거 규칙을 변경해서는 안 된다는 연방대법원의 '퍼셀 원칙(Purcell principle)'도 인용했다.

법무부는 같은날 항소하겠다는 통지서를 제출했다. 법무부는 댄 J. 설리번의 출마가 전국유권자등록법(NVRA)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법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연방판사가 절차적 이유로 사건을 기각했지만 댄 J. 설리번이 유권자를 혼란스럽게 하기 위한 허울뿐인 후보로 선거에 뛰어들었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반박하지 않았다"며 "알래스카 유권자들은 선거 결과를 조작하려는 시도로 오도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선거를 치를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메리 펠톨라 민주당 선거캠프는 판결을 환영했다. 캠프는 성명에서 "정치적 도구로 전락한 법무부의 엉터리 조사나 근거 없는 소송도 알래스카 주민들이 3일 펠톨라 후보를 선출해 알래스카 노동자 가정의 생활비를 낮추도록 하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번 바버 미국 민주당상원선거위원회(DSCC) 사무총장은 "오늘의 판결은 민주주의의 승리이자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 보내는 분명한 메시지"라며 "아무리 막강한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무효로 만들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펠톨라 캠프와 연계된 민주당 인사들이 설리번 의원의 표를 분산시킬 목적으로 동명이인 후보 영입 작업에 관여했고, 그 결과 작은 어촌에 거주하는 은퇴 교사 댄 J. 설리번이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펠톨라 캠프는 부인하고 있다. 펠톨라 후보는 "나는 유권자들을 속이는 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민사소송과 별도로 댄 J. 설리번 출마 논란에 대해 형사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댄 J. 설리번을 알래스카주 투표용지에 올리기 위한 영입 작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민주당 관계자 여러 명을 대상으로 소환장을 발부했다.

설리번 상원의원은 1일 CNN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 출연해 투표용지에 동명이인이 등재된 것과 관련해 "그런 속임수 때문에 내가 많은 표를 잃을 것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펠톨라 후보의 관여 부인에 대해 "이 같은 일이 1년 동안 진행됐는데 그들이 펠톨라에게 알리지 않았을 리가 없다"며 "펠톨라는 거짓말을 하다 들켰고 여전히 알래스카 주민들과 언론, 우리 모두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설리번 상원의원은 패배하더라도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설리번 의원은 '승리할 경우에만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 나는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답했다.

알래스카주 법무부 소속 변호인들은 이번 소송에서 주 선거 당국을 대리해 버락 오바마 전 민주당 대통령이 임명한 글리슨 판사에게 소송 기각을 요청했다.

이들은 이번 소송에 근거가 없다면서 투표용지에서 두 설리번을 구별하기 위해 주 정부가 상당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혼동하는 유권자는 도움을 요청하거나 주 정부가 배포한 선거 안내 책자에서 후보자의 약력과 기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알래스카주 대법원은 지난 8월 댄 J. 설리번을 오픈 프라이머리 투표용지에서 제외하려는 공화당 측의 시도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그는 정당 소속 표기 없이 '댄 J. 설리번 주니어'라는 이름으로 투표용지에 올랐다. 설리번 상원의원은 '댄 S. 설리번'으로 표기됐으며 공화당 소속이자 현직이라는 설명이 함께 적혔다.

두 설리번은 본선거 투표용지에도 같은 방식으로 표기돼 있다. 예비선거에서는 펠톨라가 1위를 차지했고 설리번 상원의원이 그 뒤를 이었다. 댄 J. 설리번은 예비선거에서 2.5%를 득표했지만 상위 4명 안에 들어 3일 순위 선택투표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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