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과세 추가 유예 결론 못 내…거래 정보 확보·과세 형평성 논란 지속
투자자 73.7% 현행 과세안 반대…2030 중심 유예 촉구 단체 행동 확산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해외 거래소와 개인 지갑의 거래 내역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데다 다른 금융투자 상품과의 과세 형평성 문제도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청년투자자들의 반발이 단체 행동으로 확산하면서 과세 시행에 앞서 제도적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제2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될라…피해는 고스란히 개미 몫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은 이날 가상자산 과세 추가 유예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당정협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당정은 관련 쟁점을 추가로 검토한 뒤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당 간사인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 차례 유예했기 때문에 이제 과세하자는 분도 있고, 몇 가지 질문들에 대해 보완하자는 의견도 있다"며 "조금 더 당 차원에서 점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6일에는 청와대가 가상자산 과세를 추가 유예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관계기관과 협의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후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해 당내 의견을 최종 수렴해 정부에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원내대표는 "내년 1월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 시행을 앞두고 필요한 해외 거래 정보 확보가 충분한지,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만 부담이 집중되는 건 아닌지 우려가 있다는 걸 잘 안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부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 원칙에 따라 가상자산 투자 소득에도 과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이에 따라 현행 소득세법상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며 연간 이익 중 기본공제액 25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런 가운데 시장 관계자들은 손익 산출 인프라나 투자자 보호 장치가 완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세라는 명분만 앞세워 제도를 도입할 경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사태처럼 '선량한 개미'들이 피해를 떠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시 자본의 해외 유출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도입된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는 변동성 통제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사전 안전장치가 미흡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출시됐다.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 일평균 반대매매가 82% 폭증했고, 변동성 확대로 인해 개인 투자자들의 막대한 손실로 이어졌다.
사후적으로 예탁금 기준을 상향하는 등 조치가 취해졌으나, 섣부른 정책 도입으로 인한 막대한 손실은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들의 몫이 됐다.
◆투자자 '인프라 미비'지적…유예 활동 위해 자발적 기부금 모금도
투자자들 역시 단순 세금 회피 목적으로 내년 과세 시행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란 입장이다.
타이거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의 73.7%가 현행 과세안 시행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65.7%는 정부가 국내외 거래소와 개인 지갑의 거래 내역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 과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가상자산은 해외 거래소와 탈중앙화금융(DeFi) 등을 통해 복잡하게 거래되는데, 현재 시스템으로는 취득 가액과 실제 손익을 정확히 산출하기 어렵다는 기술적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또 손실 이월 공제가 불가능하고 기본 공제액이 250만원에 불과해 다른 금융자산 대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반발 움직임은 단체 행동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텔레그램 등 크립토 주요 커뮤니티에서는 구체적인 실력 행사가 가시화되고 있다. 커뮤니티 채널을 주축으로 코인 과세 유예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자발적인 기부금 모금이 이뤄지고 있으며, 참여 독려를 위해 '후원 리더보드'까지 등장했다.
이들은 입법 권한을 가진 정당 및 정치권 관련 유튜브 방송 채널에 단체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가상자산 과세의 문제점을 해외 커뮤니티에 확산시켜, 외부로부터의 여론을 환기하고 국제적 기준에 맞지 않는 과세 정책의 맹점을 공론화하려는 시도도 적극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설문조사 결과 2030 세대의 77% 이상이 '과세가 청년층의 자산 형성 기회를 제한할 것'이라고 응답했다"면서 "철저한 인프라 점검과 제도 보완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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