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만 빼고" 월가, AI 돈줄 조이자…연준 '금리 인상' 부담 덜까

기사등록 2026/10/28 13:00:00 최종수정 2026/10/28 13:32:25

신용시장 긴축, 금리 인상 효과 일부 대신할 수 있다는 관측

코어위브 채권 수익률 15.3%…12월 인상 확률은 73%

[워싱턴=AP/뉴시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7월14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08.2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인공지능(AI) 투자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급등하면서 신용시장 자체의 긴축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필요를 낮출 수 있다는 관측이 월가에서 나왔다.

마켓워치는 27일(현지시간)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자금이 무한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하는 가운데 연준이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금리를 결정한다고 보도했다.

시장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작게 보고 있다. 다만 마켓워치가 기사 작성 시점에 인용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인상 확률은 73%였으며, 2027년에도 여러 차례의 추가 인상이 예상됐다.

연준은 지난 9월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3년 만의 첫 인상이었다. 이후 AI 기업을 비롯한 신용도가 낮은 업체의 회사채 가격이 떨어지면서 취약한 신용시장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졌다.

로런 모런 웰링턴매니지먼트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자본이 무한하지 않다는 사실을 갑자기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며 연준도 금융 여건이 긴축되고 있다는 초기 신호를 의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용시장 긴축은 기업의 차입비용을 높여 투자와 지출을 억제한다. 기준금리를 올렸을 때와 같은 방향으로 경제를 압박하기 때문에 금융 여건이 충분히 나빠지면 연준이 금리를 더 큰 폭으로 올릴 필요가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이지 연준이 밝힌 정책 방침은 아니다.

[서울=뉴시스] 코어위브 로고. *재판매 및 DB 금지
AI 시장 내부에서는 기업의 자금조달 능력에 따른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모런은 “승자는 여전히 이기고 있지만 패자는 계속 두들겨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은 올해 대형 AI·클라우드 기업이 쏟아낸 우량 회사채를 대거 사들였다. 그러나 최근 신규 발행이 잠시 줄었는데도 이들 채권은 전체 회사채시장보다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안드레이 스키바 RBC글로벌자산운용 채권부문 책임자는 채권 투자자들의 현재 태도를 “테크만 빼고”라고 요약했다. 투자자들이 다른 업종의 높은 채권 수익률에는 관심을 보이면서도 AI·기술·미디어·통신기업에는 추가로 투자하기를 꺼린다는 것이다.

스키바는 올해 이들 업종의 채권 발행이 많았고 차입 의존도가 높은 업체의 채권 가격도 급락한 데다 앞으로 필요한 자금도 막대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금시장이 사실상 닫혔거나 닫히기 직전인 상황에서 전례 없이 빠른 설비투자를 약속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AI 연산 능력을 빌려주는 신생 클라우드업체 코어위브다. 2032년 7월 만기인 코어위브 채권의 수익률은 발행 뒤 한때 9.5%까지 내려갔지만 최근 약 15.3%로 뛰었다.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급등했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그만큼 높은 상환 위험을 반영하고 있다는 뜻이다.

[먼로파크=AP/뉴시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3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먼로파크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메타 커넥트 2026'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2026.09.24.
자금 수요는 계속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자료를 인용한 도이체방크리서치에 따르면 알파벳·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과 후발 클라우드업체, 중국 기업을 합친 연간 설비투자는 올해 1조달러에 육박하고 향후 수년간 1조6000억달러를 웃도는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AI 투자비 조달 방식이 기업이 벌어들인 현금에서 회사채·대출·주식 발행 등 외부 조달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메타는 주식시장에서 최대 975억달러를 조달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향후 추가 회사채 발행 가능성도 거론된다.

스페이스X도 AI 반도체와 서버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약 400억달러 규모의 민간 금융 거래를 맺었지만 기존 회사채 가격은 압박을 받고 있다. 대형 AI 기업은 아직 높은 차입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있지만 수익성이 낮고 부채가 많은 업체는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투자 계획이 흔들릴 수 있다.

스키바는 대형 AI 기업들이 높은 차입비용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연준이 12월 이후까지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필요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팀 크로머 페이든앤리걸 글로벌 신용전략가는 “앞으로 채권이 더 나올 것을 알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AI와 기술기업의 위험을 추가로 떠안기를 조심스러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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