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리스트가 준 생일 선물, '행운의 부적'됐다
곽건휘는 24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장애인아시안게임 양궁 남자 리커브 결승에서 중국의 자오리쉐를 세트 점수 6-4(23-22, 23-29, 27-29, 27-26, 27-26)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1일 W1 혼성 단체전 김옥금-박홍조 조에 이은 한국 양궁 대표팀의 이번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이자, 한국 선수단 전체의 29번째 금메달이다.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장애인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곽건휘는 그동안 큰 대회에서 번번이 시상대 진입에 실패했던 아쉬움을 털어냈다.
이날 경기장에는 아침부터 폭우가 쏟아졌다. 세트 사이에는 코치들이 우산을 들고 나와 선수들을 비로부터 보호했지만, 활을 쏠 때 만큼은 온몸으로 빗줄기를 맞아야 했다.
곽건휘는 첫 발을 5점으로 시작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9점 2개를 쏘며 1세트를 23-22로 가져왔다. 2세트에선 마지막 화살이 5점에 꽂히면서 세트 점수 2-2 동점을 허용했다. 3세트에서는 9점 3개를 쏘며 안정감을 찾았지만 상대가 10점 2개를 기록하면서 세트 점수 2-4로 역전당했다.
승부는 4세트부터 다시 곽건휘 쪽으로 기울었다. 이날 처음으로 10점을 쏘는 등 27점을 기록, 26점에 그친 상대를 제압하며 세트 점수 4-4 균형을 맞췄다. 마지막 5세트에서는 상대가 첫 발을 7점에 쏘며 흔들린 사이, 세 발을 모두 9점에 꽂아 넣으며 금메달을 확정했다. 경기 내내 굳은 표정을 유지했던 곽건휘는 승리가 확정된 뒤에야 환한 미소를 지었다.
경기 후 만난 곽건휘는 "얼떨떨하다. 항상 큰 대회에서 4등, 5등을 했는데 처음으로 금메달을 땄다"고 말했다.
이날 곽건휘의 모자에는 작은 잠자리 장식이 달려 있었다. 지난 21일 생일을 맞은 그에게 박홍조가 선물한 것이었다. 공교롭게도 박홍조는 같은 날 김옥금과 함께 금메달을 따냈다.
박홍조는 이날 경기를 직접 보러 오지 못했지만, 그가 선물한 잠자리는 곽건휘의 모자 위에서 금빛 도전을 함께했다. 마치 박홍조의 분신이 금메달 기운을 전해준 듯했다. 곽건휘도 행운의 상징이 된 것 같으냐는 물음에 "그렇게 됐네요"라며 미소 지었다.
곽건휘는 2010년 군 복무 중 낙상사고로 장애를 갖게 됐다. 약 4년간 재활병원에서 생활한 뒤 활을 잡았다. 아버지가 국궁을 즐긴 덕분에 어릴 때부터 활에 관심은 있었지만 직접 배울 기회는 없었다. 퇴원 후 국궁장을 찾아갔으나 휠체어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 대신 가까운 양궁장에서 지인의 권유로 체험한 것이 인연이 됐다. 그는 "그렇게 시작한 지 10~11년 정도 됐다"고 설명했다.
이제 목표는 2028 로스앤젤레스(LA) 패럴림픽이다. 곽건휘는 "내년 호주 세계선수권에서 출전권(쿼터)을 따고 LA도 노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곽건휘는 "부모님과 저를 지도해 주신 감독님, 코치님께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훈련과 경기 일정 때문에 사 놓고 못 한 콘솔 게임이 열 개가 넘는다. 빨리 돌아가 하나씩 해보고 싶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