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등 휴관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프랑스 정부가 이번 주말 예정된 대규모 시위에 대비해 전국에 경찰 등 7만명을 투입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가 금지됐으며, 파리 루브르박물관 등 주요 문화시설도 문을 닫는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 AFP통신 등에 따르면 로랑 뉘녜즈 프랑스 내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는 24일 전국에 경찰과 헌병 약 7만명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뉘녜즈 장관은 소셜미디어(SNS)에서 급진 극좌 단체들이 폭력과 기물 파손, 약탈을 촉구하는 게시물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폭력 행위자들에 대해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체포에 매우 단호한 태도를 취할 것이며, 법적 책임도 뒤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당국은 헬기와 장갑차, 물대포 차량 등을 동원하고 정예 경찰부대를 투입해 시청 등 공공건물 경비를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 주말보다 경찰력도 20% 증강한다.
이번 조치는 지난 17일 생활비 급등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진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전국에서 50만명 이상이 시위에 참가한 가운데 일부 시위대가 공공건물에 난입하고 상점을 약탈하거나 방화를 저질렀다. 경찰과의 충돌도 잇따르면서 최근 수년간 프랑스에서 발생한 가장 심각한 소요 사태로 번졌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법무장관에 따르면 지난 주말 시위 당시와 이후 체포된 사람은 약 2700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217명이 이미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됐으며, 약 1000명에 대한 기소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2일 주요 장관 및 정보 당국자들과 회의를 열고 통행금지령과 일부 시위 금지 등 치안 강화 방침을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우선 과제는 평온을 되찾는 것"이라며 "공화국을 무너뜨리려는 조직화된 극좌 세력"이 폭력 사태를 주도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리옹과 마르세유 등에서는 24일 모든 시위가 금지됐다. 그르노블, 루앙, 르아브르, 툴롱 등에서도 도심 시위가 제한됐다.
파리에서는 바스티유 광장에서 시작하는 시위 행진은 허용되지만, 상점과 주요 공공건물이 밀집한 도심 진입은 금지됐다.
그러나 학생과 노동조합, 좌파 단체 등은 정부의 조치가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학생 대표인 코펠리아 모로는 "정부는 '좋은' 시위대와 '나쁜' 시위대를 구분하려 하고 있다"며 "정부는 어떤 시위도 원하지 않고 있다. 이는 시위할 권리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오는 24일 시위에는 학생들과 프랑스 노동총동맹(CGT) 조합원, 2018~2019년 프랑스 전역에서 사회적 불평등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던 '노란 조끼' 운동 활동가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대규모 시위에 대비해 파리 주요 문화시설도 문을 닫는다.
프랑스 문화부는 24일 루브르박물관과 오르세미술관, 피카소미술관, 그랑팔레 등을 휴관한다고 밝혔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현대미술 행사 '아트바젤 파리'도 주말 일정을 취소했다. 세계 각국의 갤러리 211곳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 당초 일정보다 이틀 앞당긴 23일 종료된다.
한편 24일 파리 남쪽 약 110㎞에 위치한 오를레앙에서는 극우 반대 시위도 열릴 예정이다.
약 50개 노동조합과 좌파 정당, 학생·인종차별 반대 단체 등이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 정당의 전당대회에 맞춰 시위를 예고했다. 당국은 전국에서 약 2만~3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르펜은 좌파 단체들이 "정당의 민주적인 전당대회를 방해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는 오는 26일 학생 단체와 노동조합, 사용자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관련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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