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정지연 인턴 기자 = 전 세계적으로 말차(Matcha) 열풍이 확산하면서 일본 차 산업이 원료 부족과 가격 상승에 직면했다. 수출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급증한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인기 제품의 판매가 중단되고 다른 차의 원료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3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말차를 포함한 녹차 수출액은 지난해 721억엔(약 6051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2배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1~5월 수출액도 402억엔으로 집계됐다.
원료 부족은 인기 제품의 판매 중단으로 이어졌다. 일본 식품업체 메이지는 말차 아이스크림 '메이지 에셀 슈퍼컵 말차'의 제조를 올해 2월 종료했으며 8월에는 재고 판매도 마쳤다.
메이지 측은 "말차 원료의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을 중시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2002년 출시된 제품으로 회사 측은 재판매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말차 산지인 교토부 우지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가 늘고 있다. 교에이제차가 2023년 우지시에 문을 연 차 전문점 'TEA SQUARE MORIHAN'은 방문객의 30~40%가 외국인 관광객이다.
교에이제차의 말차 매출도 코로나19 당시 감소했다가 회복해 약 10년 전보다 3~4배 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외국인 고객이 늘면서 수출도 증가했으며 해외에서는 더 높은 등급의 말차를 찾는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말차 수요 증가는 다른 차의 원료 공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말차 원료인 덴차 가격이 10년 전보다 4배 이상 오르면서 농가들이 재배를 늘리자 센차와 교쿠로용 찻잎 공급이 부족해졌다. 교에이제차는 원료 부족으로 올해 9월 센차 일부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차 재배 농가는 2000년 약 5만3700가구에서 2020년 1만2300가구로 줄었고 차 생산량도 2008년 9만6000t에서 2024년 7만4000t으로 감소했다.
찻잎은 묘목을 심고 수확하기까지 3~4년이 걸리며 덴차는 수확 전 햇빛을 차단해야 해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리기 어렵다.
요시다 도시카즈 교토부 차 생산협의회 회장은 "찻잎 가격이 낮아 자녀에게 농사를 물려주기 어려웠고 그 결과 농가 고령화가 진행됐다"며 "말차 열풍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설비 투자까지 필요한 증산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로봇과 드론을 활용한 스마트 농업 기술 도입과 가공시설 정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등 다른 생산국도 증산에 나서면서 일본 차 산업은 공급 확대와 해외 경쟁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stopzzi@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