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한일 경제 공동체 구축하자"…거대한 청사진, 넘어야 할 과제는?

기사등록 2026/10/24 10:30:00 최종수정 2026/10/24 10:52:25

대일 무역적자 확대 우려와 첨단산업 경쟁 우려

공급망 재편·라인야후 사태 등 정치적 불확실도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일축제한마당 2026 in Seoul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방문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6.10.10.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최근 한국과 일본의 연대를 통해 국내총생산(GDP) 6조 달러(약 8000조원) 규모의 세계 4위 경제권을 구축하는 '한일 경제 공동체' 구상을 제시해 관심을 끌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응해 수출 중심 성장 전략의 한계를 극복하자는 취지다.

다만 시장 개방에 따른 무역 불균형과 첨단산업 경쟁, 정치·안보적 신뢰 문제는 현실화의 걸림돌로 꼽힌다.

◆시장 개방에 대일 무역적자 우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이 관세를 낮추거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수준으로 시장을 개방하면 일본산 제품의 국내 시장 진입이 확대될 수 있다.

한국의 대(對)일본 수입 가중평균 관세율은 2.67%로, 관세가 부과되는 수입액은 연평균 227억 달러다.

일본의 대한국 가중평균 관세율은 1.36%다. 관세 구조와 산업 경쟁력 차이로 시장 개방의 효과가 양국에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본산 자동차와 석유화학 제품, 플라스틱, 전자 부품·중간재 수입이 늘면 국내 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31일 일본 센다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제15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이번 회의는 일본상공회의소와 함께 ‘지역에서 열어가는 한일의 미래’를 주제로 열렸다. (사진=대한상의 제공) 2026.08.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2003년 시작된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대일 무역적자 확대와 국내 산업 피해 우려로 2004년 중단된 것도 이런 우려를 보여준다.

◆첨단산업 경쟁 심화…협력 구조 재설계해야
과거 일본이 소재·부품·장비를 공급하고 한국이 완제품을 생산하던 수직적 분업 구조도 약화하고 있다.

양국 기업이 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직접 경쟁하는 분야가 늘었기 때문이다.

낸드플래시 업계의 키옥시아가 미국 샌디스크와의 합작을 우선시하고 주요 주주인 SK하이닉스와 공동생산 논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사례도 협력의 한계를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 공동체가 성과를 내려면 산업별 강점을 결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 간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한다"며 "기술 유출 우려를 줄이고 공동 투자에 따른 이익을 배분할 제도적 기반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친교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가 선물한 안경테를 착용,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의 안경을 착용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6.05.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라인야후·수출규제…정치적 신뢰도 과제
정치·외교적 갈등이 경제 협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는 한국의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을 부각했다.

2024년 라인야후 사태에서도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 이후 네이버의 지분 관계와 데이터 관리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독도와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도 양국 관계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정권 교체나 외교적 마찰에 따라 통상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 기업의 장기 투자와 공급망 통합도 제약받을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일 경제 공동체는 거대한 시장 규모만으로 실현할 수 있는 구상이 아니다"며 "산업 간 경쟁과 무역 불균형, 정치·안보적 불확실성을 관리하고 협력의 이익과 부담을 나눌 제도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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