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신경다양성이 삽니다' 박수현 작가
"지원 제도, 밀착해서 알려주는 체계 필요해"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장애가 소비되는 서사로만 되어선 안 되죠. 장애와 비장애 모두 함께 담론을 펼쳐 나가야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도 말랑해지고 단단해져요."
24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나눈 박수현 작가는 '우리집에 신경다양성이 삽니다'라는 책을 집필한 작가이자 공인행동분석가, 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자이자 아나운서 출신인 그가 장애를 가까이서 접하게 된 건 자폐스펙트럼의 자녀를 양육하면서부터다. 자녀가 18개월이 됐을 무렵 영유아 건강검진에서 오티즘(자폐증)을 듣고난 이후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그는 "처음부터 쿨하게 받아들일 수 있던 건 아니었다"며 "부부가 서로 얘기를 나누다가 난감하거나 당황스러운 부분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최대한 할 수 있는 것에 집중을 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가 집중한 부분은 자녀의 이해였다. 도전행동을 비롯한 자녀의 행동을 이해하고 어떻게 중재해 나갈 것인가를 배우면서 이 분야를 더 전문적으로 학습하면서 공인행동분석가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자폐를 비롯해 AHHD, 학습 장애,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 등 뇌신경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다름'을 생물학적 다양성으로 인식하자는 신경다양성을 접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그는 "보통 진단명으로 자펙스펙트럼이라고 부르지만, 신경학적으로 받아들이자는 부분에 가치를 두니 아이의 강점이나 관심사를 따라 가주면 더 적응을 잘하는 게 많이 보였다"며 "치료의 개념이 아니라 잠재력을 발견하는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 신경다양성이라는 개념을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자녀를 통해 배운 점이 많다며 오히려 더 감사한 마음을 나타냈다. 그는 "아이가 내에 열어준 세상이 너무 크다. 과거엔 세상의 소식을 알리려고 다니면서 장애인 인터뷰도 했을텐데도 몰랐던 부분들이 많다"며 "당사자가 되지 않았다면 통합과 어우리짐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내가 배운 세계가 너무도 귀하기 때문에 단단해지고 명랑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당사자가 돼 직접 경험한 장애인의 세계는 여전히 미흡하고 차별적인 시선이 존재했다. 그는 "감각을 편하게 할 수 있는 공공놀이터는 마련됐는데 종사자들의 이해도가 낮거나, 감각 조절 키트를 준다고 해서 갔는데 현장에선 사실을 모르거나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땐 해외 시스템을 반영하려고 노력하지만 완전히 스며들진 못했구나라는 아쉬움이 있다"며 "여전히 날선 시선으로 보거나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는 분도 있다. 그럴 땐 마음이 쪼그라 든다"고 말했다.
장애 자녀와 비장애 자녀를 키우면서 방송, 강연, 상담, 학업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면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장애아를 키우면서도 단단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지만 그 역시 하염없이 무너져 내릴 때도 있다고 한다.
그는 "단단하다, 명랑하다, 혹시 그런 척만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도 있는데 물론 울고 싶은 순간, 어두운 순간들도 있다"면서도 "그럴 때마다 옆에서 별 것 아닌 듯 괜찮다고 해 줄 심리적 지지 기반이 있어야 한다. 가족이나 친구, 동료일 수도 있고 취미일 수도 있다. 나는 단단해도 옆에서 지지해주는 말랑한 심리적 지지 기반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과 제도에서는 가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장애 진단 이후 가족에 대한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는데 우리나라에도 가족 여행 지원이나 보조인력 지원 제도가 있지만 안타까운 건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라며 "엄마가 직접 뛰고 찾아야 알 수 있는 상황인데 좀 더 밀착해서 알려주는 체계가 마련되면 좋겠다. 상담도 선착순이거나 어디로 이동을 해야 하는 게 많은데 이런 부분도 좀 더 확대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한국장애인개발원과 공동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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