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사이클 도로경기 금메달
'철의 여인' 이도연(54·전북특별자치도장애인사이클연맹)이 한국 스포츠의 새 역사를 쓴 후배 김윤지(20·BDH파라스)의 이름을 부르며 활짝 웃었다.
이도연은 한국 장애인체육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19세에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그는 34세에 탁구를 시작했고, 육상을 거쳐 2013년 핸드사이클에 입문했다.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에는 스키를 배운 지 약 1년 만에 노르딕스키(크로스컨트리·바이애슬론) 국가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50대 중반에도 정상에 섰지만 세월의 흐름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이도연은 "마음은 처음 운동을 시작했을 때와 똑같은데, 체력이 달린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라면서도 "그럴 때마다 오히려 더 열심히 한다. 체력이 떨어지면 훈련 시간을 더 늘린다"고 말했다.
김윤지는 지난 3월 열린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3개를 수확했다. 올림픽·패럴림픽을 통틀어 한국 선수의 단일 대회 최다 메달(5개) 신기록을 세우며 한국 스포츠의 새 역사를 썼다.
김윤지는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 신의현과 자신보다 먼저 파라 노르딕스키에 입문한 이도연의 조언을 받으며 성장했다. 특히 당시 하계 종목인 수영도 병행하던 김윤지에게 사이클과 노르딕스키에 모두 도전했던 이도연은 좋은 본보기였다.
김윤지는 "이도연 선수는 내게 늘 '즐기라'고 말씀해 주신다. 매 순간 경기를 즐기고, 늘 행복한 마음으로 임하는 모습을 배우고 싶다"라며 존경심을 드러낸 바 있다.
34세에 운동을 시작한 이도연은 후배들에게도 나이를 이유로 도전을 멈추지 말라고 강조한다. 자신의 도전 역시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정말로 체력을 쓸 수 없거나 정신적으로 나약해지지 않는 한 은퇴는 없다. 나이와 관계없이 계속 도전할 계획"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이도연은 22일 일본 시즈오카현 이즈시 이즈 사이클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장애인아시안게임 사이클 여자 도로경기(스포츠등급 H4-5)에서 2시간7분2초로 결승선을 통과, 2위 무티타 꾸안위앙찬(태국)을 전체 6바퀴 중 3바퀴나 따돌리고 메달을 추가했다.
지난 21일 열린 여자 개인도로독주(스포츠등급 H4)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2014 인천, 2018 인도네시아,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이 종목 4연패를 달성한 그는 이번 대회에서 2관왕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