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10월 중 전 국경선 확성기 가동"…이틀 만에 압박 수위 높여
軍, 대북 확성기 방송 등 '비례적 대응' 거론…"어떤 수단도 배제 안 해"
지난해 6월 중단된 남북 확성기 심리전 1년 4개월 만에 재개 가능성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북한이 이달 중 대남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우리 군도 대북 확성기 방송 등 맞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남북 간 확성기 심리전이 재개되면 지난해 6월 이후 중단됐던 대남·대북 방송이 1년 4개월여 만에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해 온 남북관계 개선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2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무장괴한들은 오늘도 적어도 두 곳에서 확성기 경고 도발방송과 경고사격을 가하며 갈개였다”며 “10월 중으로 대한국 심리전 확성기들이 전 국경선에서 가동상태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9일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이틀 만에 실제 가동을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북한은 2023년 12월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이후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국경선 요새화 공사를 이어가고 있다. 공사는 2024년 4~12월, 2025년 3~11월에 진행됐으며 올해 3월부터 다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은 수시로 MDL을 넘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으면 교전수칙에 따라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실시하고, 일정 기준을 넘어 남하할 경우 조준사격으로 대응한다. 다만 국경선 요새화 작업과 관련해 조준사격이 이뤄진 사례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장은 지난 19일 담화에서 “8월 1일부터 10월 17일 현재까지 감행된 확성기 경고방송 도발은 무려 2870차, 경고사격은 201차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우리 군의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문제 삼으며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를 대응 조치로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군은 북한이 대남 확성기 방송 등 추가 도발에 나설 경우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실제 대응에 나서더라도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군은 대남 방송에 대한 비례적 대응으로 대북 방송을 포함해 모든 대응 수단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지난 20일 "북한에 보내는 효과와 상관없이 우리가 대응 수단으로 다르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수단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전단 살포와 대북 심리전 방송인 ‘자유의 소리’ 라디오 방송 재개 등도 대응 방안으로 거론되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확성기 재개 예고에 군사적 긴장 고조뿐 아니라 남남갈등을 유도하려는 의도도 담겼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여정의 발언에 대해 "군사분계선에서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산"이라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북한이 먼저 대남 확성기 재개를 예고한 배경에 대해 "최고존엄모독의 손실보다 굉음 소리에 의한 남남갈등의 이익이 크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판단이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자제력을 갖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는 언급은 우리의 대응을 봐 가면서 대남 확성기 가동 여부를 다시 결정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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