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동탄 아파트 거래 30%가 삼성 대출…'반도체 머니' 유입 활발

기사등록 2026/10/22 06:00:00 최종수정 2026/10/22 06:06:25

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송동 매매 17건 중 5건 삼성 대출

대출규제·금리 인상 속 저리 5억 사내대출로 자금조달

내년 성과급도 기대…경기 남부 '셔세권' 부동산 자극 요소

[화성=뉴시스] 김명년 기자 = 정부가 이달 1일 동탄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고 5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시행한 이후 아파트 거래가 급감했지만 동탄역 인근 주요 단지의 호가는 20억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GTX-A 개통과 삼성전자 주택자금 대출지원 등에 대한 기대감이 집값을 떠받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21일 경기 화성시 동탄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2026.07.21. km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삼성 계열사의 최대 5억원 규모 사내 주택 대출이 경기 남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고 있다. 대표적인 '반도체 셔세권'인 화성시 동탄구 송동에서는 9월 이후 이뤄진 아파트 매매의 30% 가량이 삼성 사내 대출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 강화와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실수요자의 수도권 주택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반도체 머니'가 새로운 자금 공급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22일 뉴시스가 알스퀘어 데이터허브(RD)에 의뢰해 화성시 동탄구 송동의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접수된 아파트 소유권이전등기(매매) 17건 중 5건(29.4%)에서 삼성 계열사 명의의 근저당권이 확인됐다.

근저당권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3건, 삼성전자가 2건으로 나타났다. 5건 거래 모두 채권최고액 5억5000만원으로 설정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1일부터 무주택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택 구입자금 대출 신청을 받고 있다. 최대 5억원을 개인 부담 금리 연 1.5%로 지원하며, 수도권과 광역시에서는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 등이 대상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무주택 직원에게 최대 5억원을 연 1.5%로 빌려주는 주택안정대출 도입했다.
[서울=뉴시스] 경기 화성시 동탄구 송동의 한 아파트 거래에서 근저당권자가 삼성전자 주식회사로 설정돼 있다. (출처=대법원) 2026.10.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대출 문턱 높아진 '셔세권'…회사 자금이 매수 여력 보완

동탄호수공원을 품은 송동은 삼성 계열사 근로자들의 직주근접 주거지로 꼽힌다. 인근 화성과 용인 기흥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이 있고, 삼성디스플레이도 기흥에 본사와 연구개발 거점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의 통근버스가 아파트 단지 인근을 지나 이른바 셔세권으로 불리기도 한다.

동탄은 지난 7월1일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일반 주택담보대출의 LTV가 70%에서 40%로 낮아졌다. 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 가운데 기업이 직접 공급하는 저금리 자금이 직주근접지의 주택 매수 여력을 뒷받침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송동의 집합건물 '그외 법인' 근저당권자 수는 489명으로 동탄구에서 가장 많았다. 그외 법인에는 보험사·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뿐 아니라 일반 기업과 법인 대부업체 등도 포함된다.

동탄구 송동의 한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삼성전자 노사의 협상 타결 이후부터 사내 대출을 활용해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임직원들이 많았다"며 "첫 주택 구매 뿐 아니라 기존 주택 매수후 동탄 내외 상급지로 이동하려는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 사내대출 이어 성과급까지…추가 유동성 유입 기대

삼성전자는 노사 임금협약일인 지난 5월27일 이전에 체결한 매매계약도 잔금일이 9월1일 이후면 대출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제도 시행 전 계약한 주택의 잔금 마련에도 사내 대출을 활용할 수 있어, 향후 사내 대출을 활용한 거래가 더 늘어날 여지도 있다.

여기에 내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까지 예상되면서 경기 남부 주택시장에 추가 유동성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저리 사내대출에 성과급이 더해져 동탄 등 반도체 기업 근로자들의 직주근접 주거지를 중심으로 매수세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분석 대상 등기 17건 가운데 은행 명의의 근저당권이 확인된 거래는 9건으로 절반이었다. 사내대출 외에 대부업체 대출을 활용한 거래도 1건 확인돼, 대출 규제와 금리 부담 속에서 다양한 자금 조달 경로가 매수 여력을 보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동탄 아파트값도 규제지역 지정 이후 주춤했던 상승폭을 다시 키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동탄구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규제 지정 직전인 6월 마지막 주 1.46%에서 7월 마지막 주 0.15%로 낮아졌다.

그러나 이달 12일에는 전주(0.33%)의 두 배인 0.66%를 기록하며 13주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동탄에서는 호수공원이나 남동탄처럼 비역세권 위주로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과 매물로 경기 남부 지역 반도체 기업 종사자의 실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전반적으로 전월세 매물이 부족한데다 대출 규제가 겹쳐 실수요가 쏠리는 것"이라며 "향후 성과급 지급도 경기 남부 주택시장의 유동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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