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독일 화학기업 머크, 한국에 차세대 반도체 소재 생산설비 "韓시장 공략"

기사등록 2026/10/22 09:00:00 최종수정 2026/10/22 09:38:24

충북 음성 신규 생산설비 개소…몰리브덴 현지 공급 강화

"반도체 소재 수요 5년 내 두 배"…첨단 패키징 성장 전망

[서울=뉴시스] 박나리 기자 = 벤자민 하인 머크 일렉트로닉스 CEO가 21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10.21. parknr@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나리 기자 = "한국은 반도체 제조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입니다. 생산능력과 기술력을 빠르게 확대하는 대형 반도체 기업들이 있는 만큼, 소재 기업이라면 반드시 한국에 있어야 합니다."

벤자민 하인 머크 일렉트로닉스 최고경영자(CEO)는 2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독일 과학기술 기업 머크는 충북 음성에 차세대 반도체 소재인 몰리브덴 생산설비를 새로 구축하며 한국 내 공급 역량 확대에 나선다.

지난 5월 취임한 뒤 처음 한국을 찾은 하인 CEO는 한국을 세계 3대 반도체 소재 시장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앞으로 5년간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목표로 하는 것의 절반만 실현돼도 엄청난 성장이 있을 것"이라며 "한국은 수십 년간 중요한 시장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머크는 충북 음성 사업장에서 신규 이산화이염화몰리브덴(MoO₂Cl₂) 생산설비 개소식을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투자를 통해 반도체 박막 공정에 쓰이는 몰리브덴 전구체의 현지 생산·공급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몰리브덴은 반도체 회로가 미세해지고 메모리 적층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활용도가 높아지는 차세대 소재다.

기존 텅스텐 등과 비교해 미세 구조에서 전기저항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3차원(3D) 낸드플래시뿐 아니라 향후 D램 워드라인과 로직 반도체에도 적용될 수 있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독일 과학기술 기업 머크가 충북 음성 사업장에 새로 구축한 몰리브덴 생산설비 건물 전경. 22일 신규 몰리브덴 생산설비 개소식을 열고 차세대 반도체 소재의 국내 공급 역량을 강화한다고 22일 밝혔다. (사진=한국머크 제공) 2026.10.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빙 한 머크 일렉트로닉스 박막 소재 비즈니스 수석부사장은 "반도체가 더 작고 복잡해지면서 전자가 이동할 때 발생하는 산란이 문제가 된다"며 "몰리브덴은 저항을 낮추고 에너지 효율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머크는 음성 사업장의 몰리브덴 생산 역량과 경기 안산 사업장의 소재 공급 시스템 'CK 베이퍼'를 결합해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소재뿐 아니라 보관 용기와 공급 장치까지 하나의 체계로 묶어 공정 안정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벤자민 하인 머크 일렉트로닉스 CEO가 21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10.21. kkssmm99@newsis.com

◆"첨단 패키징 이미 성장 궤도"…소재 수요 확대 대비
현장에서는 한국에 생산시설을 구축한 이유와 글로벌 공급망 전략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빙 한 수석부사장은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고객이 있어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면서도 "한 지역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미국 등 다른 지역에도 역량을 구축해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인 CEO는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반도체 산업의 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새로운 기술이 3~4년마다 등장했다면 이제는 매년 새로운 기술이 나온다"며 "개별 소재의 성능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전체 시스템을 함께 최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첨단 패키징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생산능력이 충분하지 않아 병목 현상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3차원 구조와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이 확대될 것"이라며 "첨단 패키징의 기술적 영향은 향후 3~5년간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인 CEO는 향후 5년 안에 반도체 소재·솔루션 수요가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오늘과 내일뿐 아니라 그다음까지 대비해야 한다"며 "한국의 연구기관과 공급업체 등과 협력하고 현지 시험·소량 생산 역량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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