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스타실드 위성통신 속도 제한 머스크가 지시했다

기사등록 2026/10/21 09:10:39

속도 제한 문제 트럼프와 머스크 논의했으나

머스크, 독자 행동, 트럼프 구체적 지시 안 해

우크라 불만 제기 뒤 백악관이 비공식 조사

[워싱턴=AP/뉴시스] 일론 머스크가 지난달 미 백악관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기업 최고경영자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미국이 지원해온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스타실드 위성 통신 속도 제한은 머스크가 지시한 것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2026.10.21.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우크라이나군에 지원하는 미국의 스타실드 위성통신망 속도 제한은 일론 머스크가 지시한 것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최근 몇 주 동안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경유 정유시설을 공격한 데 대해 분노를 표출해 왔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주 우크라이나군 장비가 위성 기반 통신망에 연결된 상태로 유지될 수 있는 속도에 상한을 설정했다. 그 결과 일부 공격용 무인기와 요격용 무인기는 사실상 쓸모가 없어졌다.

관계자 2명에 따르면, 속도 제한 사실이 공개된 직후 머스크와 트럼프는 스타링크 결정에 관해 전화로 논의했다. 관계자 1명은 머스크와 트럼프가 스타링크 속도 제한을 결정하기 전에도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면서, 속도 제한을 누가 지시했는지를 둘러싼 혼란이 광범위하게 확산됐고 백악관 내부에서는 비공식 조사가 진행됐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소란이 이어지는 동안 스페이스X 관계자들이 백악관에 상황을 공동으로 파악하고 이후 발표할 메시지를 조율하려 했다.

머스크가 지시하기 전에 회사와 트럼프 행정부가 협의했다는 점에 대해 양측이 일치된 이해를 갖추려는 목적이었다.

머스크는 속도 제한 사실이 공개된 지 몇 시간 뒤 X에 직접 글을 올려 “속도나 사용량에 대한 모든 제한은 미군이 결정하며, 궁극적으로는 미국 대통령이 결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는 지난 19일 기자들에게 스타링크 속도 제한의 책임자가 누구인지 자신은 몰랐다며 “하지만 누가 그랬는지 알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일부 미국 당국자들은 머스크가 독자적으로 행동했으며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복을 구체적으로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상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머스크가 새로운 속도 상한을 적용하기 전에 트럼프를 포함한 행정부 고위 당국자 여러 명과 대화했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시작된 속도 제한은 트럼프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적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 여러 발표와 발언을 내놓은 뒤에 이뤄졌다. 여기에는 트럼프와 머스크가 젤렌스키를 비판한 일도 포함됐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속도 제한 지시가 대통령이나 머스크에게서 나왔을 가능성을 즉각 의심했다.

이번 사건은 전쟁에서 머스크가 행사하는 독보적인 영향력을 부각했다. 스타실드는 최전선에서 러시아군을 공격하고 러시아의 타격에 맞서 방어하는 우크라이나군에 생명줄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위치 하나를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머스크는 치명적인 전쟁의 향방을 바꿀 힘을 갖고 있다.

한편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미사일 발사를 추적하고 적국 영토 깊숙한 곳을 타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 지원도 트럼프 정부가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트럼프와 다른 인사들은 그런 일이 없었다고 부인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20일 기자들에게 그러한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앞서 젤렌스키와 전화 통화를 한 루비오는 이후 미국과 우크라이나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인정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20일 “우리는 어떤 지원도 철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스타링크에는 서비스 이용 약관과 관련해 결정을 내릴 선택권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위스콘신주 오클레어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어떤 지시도 내리지 않았고, 그와 비슷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음 달 중간 선거를 앞두고 경유 가격을 낮추려는 트럼프의 움직임 속에서 최근 몇 주 동안 젤렌스키를 향한 트럼프와 머스크의 적대감은 커졌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해 가격이 상승했다고 비난하지만, 대부분의 분석가는 이란 전쟁이 가격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스타실드 속도가 느려지기 불과 며칠 전인 지난 10일, 트럼프는 젤렌스키에게 “‘러시아에 대해서는 무엇이든 해도 좋지만, 정유시설은 공격하지 마라. 그것은 전 세계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밝히고 “ 그런데 젤렌스키가 어떻게 했나? 경유 시설을 공격했다. 그자는 당장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X에 올라온 백악관의 해당 발언 영상에 “젤렌스키가 도를 넘었다”고 답했고 4일 뒤 우크라이나의 무인기 운용자들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스타실드 통신망에 대한 무제한 접근 권한을 잃고 있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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