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34㎏' 70대 아버지 방치해 숨지게 한 30대 딸 실형

기사등록 2026/10/20 15:29:28

인천지법, 징역 3년6월 선고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70대 아버지를 방치해 영양실조 등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성에게 징역형의 실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김기풍)는 존속유기치사 혐의로 기소된 A(39)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같은 해 7월22일까지 인천 미추홀구 주거지에서 부친 B(76)씨에게 식사와 식수를 제공하지 않고 병원 진료가 필요한 상태였음에도 그대로 방치하는 등 유기해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같은 해 7월22일 오후 6시37분께 기아 및 영양실조 등으로 인한 전해질 불균형으로 인해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에 의하면 B씨는 사망 당시 심각한 신장기능 저하 또는 심한 탈수 상태였고 신장은 170㎝, 체중은 34㎏에 불과했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A씨가 지속적인 부조행위를 했으므로 유기의 고의가 없었고, A씨의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도 없다"면서 "설령 이 사건 범행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심신미약에 해당한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A씨는 피해자의 유일한 직계혈족으로서 피해자와 함께 거주하면서 피해자의 유일한 부조자였다"며 "A씨의 유기행위로 인해 초래된 위험이 그대로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로 현실화돼 유기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피해자에 대한 행정적 지원을 통해 피해자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식품 등이 제공됨으로써 A씨에게 피해자를 보호하거나 조력할 여건이 갖춰졌다"면서 "그런데도 A씨는 의도적으로 그 지원을 외면하거나 구호물품이 피해자에게 제공되도록 하지 않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방임함으로써 피해자를 유기했다"고 판시했다.

심신미약 주장에 대해서는 "A씨는 같은 건물에 거주하며 교류한 C씨의 권유로 신규계좌를 개설해 월세와 노령연금을 지급받아 생활하거나, 피해자가 사망한 당일에도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민생회복지원금을 신청하고 지원금을 수령했다"며 "소비활동과 보증금 인상 요구를 하는 등 통상적인 일상생활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A씨가 정상적인 사물 변별 능력이나 행위 통제 능력이 없다고 보이는 정신적 장애에 관한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료 결과나 감정 결과 등도 확인되지 않는다"며 A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울러 "이 사건 범행은 경위, 수법, 범행 기간 및 패륜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A씨는 피해자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치료의 필요성을 인식했고 복지 담당 공무원의 지원 등 피해자의 부조에 필요한 지원을 일부 받았음에도 최소한의 보살핌조차 하지 않고 장기간 피해자를 방치해 유기의 정도가 중하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때까지 상당한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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