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아리셀 대표 징역 4년, 중대재해법 무력화…강력 규탄"

기사등록 2026/10/20 14:46:34

대법, 박순관 대표 징역 4년 및 법인 벌금 8억 확정

한국노총 "안전 외면한 책임자에 사실상 면죄부 줘"

민주노총 "중대재해법 제대로 작동하게 투쟁할 것"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2024년 6월 리튬 1차전지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폭발·화재 사고로 23명의 사망자를 낸 '아리셀 참사'의 책임자로 지목된 박순관 아리셀 대표이사가 2심에서 감형된 징역 4년을 확정받은 20일 서울 대법원에서 유가족이 법정을 나서며 오열하고 있다. 2026.10.20.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정영 기자 =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3명의 노동자가 숨진 아리셀 화재 참사와 관련해 박순관 아리셀 대표에게 징역 4년을 확정한 대법원 판결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20일 논평을 내고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외면한 경영책임자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부여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 취지와 실효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이번 판결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23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참사에 대해 1심의 징역 15년보다 무려 11년이나 감경된 형량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라며 "이처럼 참혹한 재해를 발생시킨 경영책임자에게 징역 4년이라는 형량이 과연 합당한 처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23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참사에도 경영책임자에게 이처럼 가벼운 처벌이 내려진다면 어느 기업이 중대재해처벌법을 두려워하고 노동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보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가족과의 합의 등 사고 이후의 사정이 경영책임자의 중대한 법 위반 책임을 과도하게 감경하는 수단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양형기준을 엄격하고 합리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며 "사법부의 엄정한 법 집행과 실효성 있는 양형기준 적용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도 성명을 통해 "대법원이 중대재해법을 지웠다"며 "중대재해법의 취지를 무력화하고 사법 정의를 훼손한 대법원 1부와 주심 천대엽 대법관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중대재해법 제정에는 사고 이후의 배상과 합의가 사고 이전의 예방 투자보다 싸게 먹히는 구조를 바꾸고,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실질적으로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법원은 23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참사에 내려진 징역 4년의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며 "23명이 숨진 참사에도 경영책임자에게 징역 4년이면 충분하다는 판단이 반복된다면 중대재해법이 중대재해를 예방하려 했던 취지는 사실상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또 "기업에 필요한 것은 '사고가 나더라도 합의하면 된다'라는 신호가 아니라 '안전과 생명을 외면하면 기업과 경영책임자가 감당할 수 없는 책임을 져야 한다'라는 분명한 경고"라며 "중대재해처벌법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법원은 이날 박 대표의 중대재해법 위반 등 혐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아들 박중언 아리셀 총괄본부장에게는 징역 7년과 벌금 100만원, 아리셀 법인에는 벌금 8억원이 각각 확정됐다.

아리셀 화재 참사는 2024년 6월 경기 화성의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노동자 23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1심은 박 대표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비상구·비상통로 유지 의무 위반 혐의 일부를 무죄로 판단하고 유족과의 합의 등을 고려해 징역 4년으로 감형했다. 대법원은 이 같은 항소심 판단을 유지했다.  

한편 선고가 끝난 직후 아리셀 참사대책위원회·산재피해가족협의회는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23명의 노동자들 목숨이 10초 만에 아무렇지 않게 판결이 내려졌다"며 "너무 분통하고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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