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만나려면 굶어라"…'191명 사망' 케냐 사이비 교주 3년 만에 유죄 판결

기사등록 2026/10/20 16:47:51
[몸바사=AP/뉴시스] 케냐 기쁜소식 국제교회 목사 폴 은텡게 매켄지가 19일(현지 시간) 몸바사에서 191명 이상을 살해한 혐의와 관련한 선고 공판에 참석하고 있다. 2026.10.20.


[서울=뉴시스]허준희 인턴 기자 = 아프리카 케냐에서 신도들에게 자녀를 굶겨 죽이라고 지시한 사이비 종교 지도자가 사건 발생 3년여 만에 어린이 190명과 성인 1명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영국 가디언과 BBC 보도에 따르면, 케냐 고등법원은 종말론을 내세워 신도들에게 금식을 강요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폴 은텡게 매켄지와 공범 28명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매켄지는 2003년 기쁜소식 국제교회를 설립한 뒤 케냐 전역에서 신도들을 모았다. 그는 교육과 현대 의학을 악한 것으로 규정하고, 신도들에게 세상이 끝나기 전에 천국에 가려면 금식해야 한다고 설교했다. 자녀를 학교에 보내거나 아플 때 병원에 데려가는 행위도 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매켄지가 신도들에게 자신과 자녀를 굶겨 죽여 예수를 만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일부 신도는 아이들을 굶기는 데 반대하면 폭행을 당하거나 금식을 강요받았다는 증언을 하기도 했다.

다이애나 카베드자 모차체 판사는 8시간 넘게 이어진 판결에서 매켄지의 추종자들이 그를 예수의 대변인으로 믿었다고 설명했다. 일부 어린이는 부모가 지켜보는 가운데 격리된 채 음식을 먹지 못했고, 임신부가 신생아에게 젖을 먹이지 못하도록 해 아기가 숨진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2023년 케냐 해안 도시 말린디 인근 샤카홀라 숲에서 집단 매장지가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경찰은 매켄지를 체포한 뒤 숲을 수색했고, 얕은 무덤에서 400구가 넘는 시신을 수습했다. 시신 상당수는 심하게 부패해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장에서는 어린이들의 시신이 여러 구씩 한 무덤에 묻혀 있거나 손발이 묶인 채 천에 싸여 있는 모습도 확인됐다. 시신을 발굴한 작업자들은 무덤 하나에서 어린이 시신 12구가 줄지어 발견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생존자와 유족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신도였던 피터 슈크라니는 어머니가 매켄지의 가르침에 따라 자신이 먹어야 할 약을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숲에서 병을 앓다 구조됐으며 "샤카홀라 숲에서 구출되지 않았다면 죽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섯 자녀를 모두 잃은 스티븐 므위티는 판결 뒤 BBC에 "모든 사람이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자녀 가운데 아들 사무엘의 유해만 찾아 매장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반면 매켄지는 살인 혐의를 부인하며 신도들에게 금식을 강요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다른 피고인들도 무죄를 주장하며 사망자들이 스스로 선택한 행동의 결과라고 반박했다.

이번 판결에 포함된 사망자는 191명이며, 샤카홀라 숲에서 발견된 나머지 시신과 관련한 조사는 계속되고 있다. 매켄지는 테러 선동과 신도들의 극단적 사상 주입, 아동 교육 거부 등 다른 혐의로도 재판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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