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왕' 트럼프, 러시아엔 또 예외…기존 관세 정책과 대조

기사등록 2026/10/20 10:47:43 최종수정 2026/10/20 12:08:24

동맹·적대국 가리지 않고 고율 관세…러시아엔 최대 500% 관세 유예

지난해 상호관세 대상서도 러시아 제외…전문가 "제재 집행력 무력화"

[캠프 데이비드=AP/뉴시스] 19일(현지 시간)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신규 제재와 고율 관세 시행을 유예한 결정을 조명하며, 그동안 관세를 핵심 정책 수단으로 활용해 온 행보와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2026.10.20.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동맹국과 적대국을 가리지 않고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스스로를 '관세왕'이라고 불러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해서는 예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현지 시간)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신규 제재와 고율 관세 시행을 유예한 결정을 조명하며, 그동안 관세를 핵심 정책 수단으로 활용해 온 행보와 대조적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시행을 이틀 앞두고 이를 유예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산 수입품에 대한 최대 500% 관세와 러시아산 석유·천연가스 주요 수입국 5곳에 대한 100% 관세 부과가 중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당시 자신을 '관세맨'이라고 칭했으며, 지난해에는 '관세왕'이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지난해 미국의 수입품 관세율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러시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광범위한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도 러시아를 부과 대상국에서 제외했다.

금융회사 레이먼드제임스의 에드 밀스 워싱턴 정책 분석가는 "이번 조치는 그레이엄법의 실질적인 집행력을 완전히 무력화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간선거를 몇 주 앞둔 금요일에 행정명령을 발표한 점을 두고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기를 바라거나 정치적으로 방어하고 싶지 않은 조치를 발표할 때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달린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푸틴도 러시아도 신뢰하지 않는다"며 전쟁 종식을 위해 대러시아 압박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번 결정을 "무책임한 수준을 넘어선 조치"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독재자에게 굴복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제재가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검토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번 제재에는 러시아뿐 아니라 인도 등 여러 국가에 대한 관세도 포함돼 있다"며 "대통령은 60일 동안 제재와 관세가 세계 경제와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측은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국부펀드 대표는 이를 "중요하고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조치가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에 이날 오전 국제유가가 하락했지만, 브렌트유는 이날 오후 배럴당 110달러 안팎으로 5개월 만의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앤디 리포 리포오일어소시에이츠 사장은 "러시아는 이미 중국과 인도, 튀르키예 등에 원유를 판매하고 있다"며 "제재 면제가 판매처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실제 공급 증가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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