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수호기금·국경없는기자회 공동 요청
단체 "공적 업무와 정치활동 부적절하게 섞어"
내무부 "개인 자격 참석…법·지침 준수" 반박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화당 후보 지원 유세에 참석한 행정부 고위 인사 3명이 공직을 선거운동에 이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시민단체들은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제한하는 '해치법(Hatch Act)' 위반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타임스(WT), 더힐 등 외신에 따르면 민주주의수호기금과 국경없는기자회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더그 버검 내무장관, 브렌던 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에 대한 진정을 연방 특별조사국(OSC)에 냈다.
이들은 지난 13일 알래스카주 와실라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재선에 도전하는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 지원 유세에 참석했다. 두 단체는 이들이 정부 업무와 정책 성과를 내세워 공직의 영향력을 선거에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쟁점은 유세 참석 자체보다 발언 내용이다. 두 단체는 러트닉·버검 장관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사업 등 행정부의 성과를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진정서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설리번 의원과 함께 백악관 집무실에서 해당 사업을 발표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국의 파이프라인 지분 매입을 둘러싼 행정부의 협상도 언급했다. 두 단체는 이런 발언이 정부 업무와 개인의 정치활동을 뒤섞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 위원장은 개인 자격으로 연설한다고 밝혔지만 FCC 업무를 내세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는 "알래스카 주민 모두가 초고속 인터넷에 연결될 때까지 설리번 의원과 계속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두 단체는 카 위원장이 인터넷 보급 사업을 설명하며 트럼프 행정부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는 '우리'라는 표현을 반복한 점도 문제 삼았다. 개인 자격이라는 설명에도 공적 업무를 정치활동에 활용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버검과 러트닉을 각각 내무장관과 상무장관으로 소개한 점도 지적했다. 두 사람이 개인 자격으로 연설한다는 점을 밝히지 않아, 청중에게 정부를 대표해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내무부는 "버검 장관은 개인 자격으로 참석했으며 법무부 지침과 해치법을 완전히 준수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FCC와 상무부는 더힐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두 단체는 OSC에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위반이 확인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는 진정이 제출된 단계로, 해치법 위반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해치법은 공무원이 직함이나 공적 권한을 선거운동에 이용하는 것을 금지한다. 근무 외 시간의 개인적인 후보 지원 활동은 대체로 허용된다.
해치법을 위반한 일반 연방공무원은 해임되거나 최장 5년간 연방정부에 취업하지 못할 수 있다. 정직·견책 처분이나 최대 1365달러(약 180만원)의 민사 벌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
다만 이번 진정 대상인 장관과 FCC 위원장처럼 상원 인준을 받은 대통령 임명직은 OSC가 조사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해 적절한 조치를 요청하는 절차가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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