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우대금리 축소 '꼼수' 지적에 이찬진 "문제 살펴보겠다"

기사등록 2026/10/19 16:45:21 최종수정 2026/10/19 17:12:24

민병덕 "가산금리 낮추고 우대금리 축소…은행 몫 오히려 늘어"

KB·농협 금리 인하 효과 상쇄 지적…은행장들 "세부 내역 확인"

유동수 "우대금리 정책도 모르나" 질타…금감원 감독 책임 추궁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문에 듣고 있다. 2026.10.19.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김민수 고선영 수습 기자 = 은행들이 법 개정 이후 대출 가산금리를 낮추는 대신 우대금리도 축소해 실질적인 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했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 같은 문제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하 효과가 우대금리 축소로 상쇄되고 있다고 지적하자 "이 부분이 맞다면 저희가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민 의원은 지난 7월 1일 시행된 개정 은행법에 따라 은행들이 가산금리에서 법정비용을 제외하도록 했지만, 실제 대출금리 인하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정 은행법은 지급준비금과 예금자보험료,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의 대출금리 반영을 전면 금지하고 보증기금 출연금은 대출 유형에 따라 일부 또는 전액 반영하지 못하도록 했다. 교육세율 인상분도 대출금리에 반영할 수 없도록 했다.

민 의원은 법 개정 당시 대출금리가 0.15~0.30%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추정됐지만 실제로는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5대 은행이 올해 상반기에만 역대 최대 규모인 44조4000억원의 이자수익을 거뒀다고 지적했다.

특히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낮추는 대신 우대금리도 축소하면서 실질적으로 은행이 가져가는 금리 몫은 오히려 커졌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가산금리는 지난 6월 3.42%에서 8월 3.34%로 낮아졌다. 그러나 같은 기간 우대금리도 축소돼 가산금리 인하 효과가 상쇄됐다는 설명이다.

NH농협은행의 경우 가산금리가 3.60%에서 3.34%로 0.26%포인트 낮아졌지만, 우대금리는 2.19%에서 1.58%로 0.61%포인트 축소됐다. 민 의원은 이에 따라 은행이 가져가는 금리 몫이 오히려 0.35%포인트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가산금리가 3.05%에서 3.06%로 0.0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 의원은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낮추는 대신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법 개정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를 "대국민 기만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원장은 "시중금리가 굉장히 급격하게 인상되는 부분이 반영된 것으로 알았다"며 민 의원이 지적한 우대금리 축소 문제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 의원은 개정 은행법에 따라 은행에 연 2회 자체점검 의무가 부과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금감원이 점검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을 비롯한 주요 은행장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금융감독원 등)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이날 국정감사에는 이환주 KB국민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이 출석했다. (공동취재) 2026.10.19. photo@newsis.com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은행장들도 관련 질의를 받았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은 우대금리 축소 경위를 묻는 질문에 "가산금리에 대한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세부적인 데이터는 관련 부서와 협의해 별도로 보고드리겠다"고 답했다.

강태영 NH농협은행장 역시 "가산금리와 우대금리가 줄어든 부분을 세부 항목별로 확인해 바로 의원실에 보고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은행장들의 답변 태도를 강하게 질타했다.

유 의원은 이환주 행장을 향해 "우대금리 정책에 대해서 모르신다는 얘기냐"며 "그것도 모르고 행장을 하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KB국민은행의 우대금리 축소 이유와 내부 기준을 거듭 물었다. 이 행장이 세부 내용을 확인해 보고하겠다고 답하자 유 의원은 "왜 31bp를 내렸느냐. 정책적으로 왜 이런 정책을 폈느냐"고 재차 추궁했다.

이 행장은 우대금리 산정과 관련한 내부 기준이 있느냐는 질문에 "기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유 의원은 "우리은행은 가산금리를 1bp 올렸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30bp 내렸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내렸다"며 "그런데 KB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은 증가율이 플러스됐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의 금리 산정 관련 내부 기준을 정무위원들에게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금감원을 향해서도 감독 책임을 강조했다. 유 의원은 이 원장에게 "이런 것도 점검하지 않고 뭘 하느냐. 금융감독원의 존재 이유가 무엇이냐"며 "은행이 계속해서 엄청난 이자수익을 가져가는 것을 방치할 것이냐. 원인을 분석해야 할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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