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점검은 '양호'…정릉천고가교 케이블 잇단 파손"

기사등록 2026/10/19 09:55:10

황희, 서울시 제출자료 분석해 지적

"손상 케이블 25개 아직 교체 안 돼"

국가 지침 따른 케이블 재평가 촉구

[서울=뉴시스] 2024년 정릉천고가교에서 끊어진 텐던(강철 케이블) 모습. (사진=서울시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하루 10만대 이상의 차량이 지나는 정릉천고가교에서 교량을 지탱하는 강철 케이블이 잇따라 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서울 양천갑)이 서울시와 국토안전관리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릉천고가교에서는 2016년과 2024년, 올해 등 세 차례 외부긴장재(텐던)가 끊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텐던은 콘크리트가 차량 무게를 견디도록 안쪽에서 강하게 당겨주는 강철 케이블이다.

서울시는 시설물 상태를 세부적으로 확인하는 정밀안전진단을 2023년 5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진행해 중대 결함이 없다며 양호 수준인 'B등급'을 부여했다. 그러나 진단이 끝난 지 6개월 뒤인 2024년 9월 텐던 1개가 끊어졌다.

이후 지난해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진행한 정밀안전점검에서도 B등급을 부여했지만 점검 종료 후 올해 다시 텐던 1개가 끊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울시는 2016년 첫 파손 이후 손상 케이블 32개를 교체하고 누수 차단과 분기별 점검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에도 파손이 반복되면서 점검 체계가 위험을 미리 감지하지 못했다고 황 의원은 지적했다.

끊어지지 않은 케이블에서도 부식과 손상이 확인됐다. 서울시가 2024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텐던 300개를 모두 조사한 결과, 내부 강철선에서 부식과 손상이 다수 확인된 텐던 25개가 발견됐다.

황 의원은 이들 손상 케이블 25개가 아직 교체되지 않았으며 끊어진 것은 아니라는 이유로 내년까지 교체가 미뤄졌다고 지적했다.

손상 정도를 분류하는 기준도 문제 삼았다. 황 의원은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 실시 세부지침(교량편)'에 따르면 단면 손실을 동반한 케이블 부식은 구조 안전상 '중대한 결함'이자 'd등급'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시는 이를 서울시 자체 기준인 ‘C3 등급’으로 별도 분류함으로써, 심각한 결함을 중간 수준의 손상처럼 보이도록 축소·은폐했다는 의혹을 받는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파손 당시의 안전조치도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2024년과 올해 텐던이 끊어졌을 때 긴급안전조치나 위험 표지 설치, 주민 알림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케이블 한두 개가 끊어져도 구조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임시 보강이나 사용 제한 등을 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황 의원은 "텐던이 세 차례나 끊어지고도 계속 '양호' 판정을 내리며, 중대손상 케이블 25본을 2년째 방치하는 것은 서울시 안전관리체계의 총체적 실패"라며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안전의식 부재와 안전 예산 투입 지연이 불러온 명백한 행정 부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끊어지지 않았으니 안전에 영향이 없다는 해명은 사고 예방을 포기한 안일한 인식으로, 위험을 축소하는 눈가림용 자체 등급 분류부터 즉시 중단해야 한다"면서 "서소문고가 붕괴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정릉천고가교 텐던 전체를 국가 세부지침에 따라 재평가하고, 그 결과와 구체적인 교체 계획을 서울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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