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KIST·고려대 공동연구팀 개발
실리콘·흑연·유기소재 조합해 균열 억제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화학공학과 강석주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안석훈 박사 그리고 고려대 곽상규 교수 공동연구팀이 입자 크기가 다른 세 소재를 조합해 저장용량과 내구성을 높인 복합 음극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리튬이온배터리의 음극은 충전 과정에서 리튬이온을 받아 전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실리콘은 같은 무게의 흑연보다 많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지만 충·방전 과정에서 부피가 크게 팽창하고 수축해 전극에 균열이 생기거나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흑연과 유기소재 그리고 실리콘 입자를 크기별로 배치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크기가 다른 소재들이 서로의 빈틈을 메우면서도 실리콘의 팽창을 수용할 공간을 확보하도록 한 것이다.
이는 크고 작은 돌을 촘촘하게 쌓으면서도 돌 사이에 틈을 남겨 강풍에 대응하는 제주 돌담의 원리와 비슷하다.
전극에서 가장 큰 흑연 입자는 전기가 흐르는 골격을 형성한다. 중간 크기의 유기소재(cHBC)는 흑연 사이를 채워 구조를 지탱하고 가장 작은 실리콘 입자는 남은 공간에 자리 잡아 전기 저장용량을 높인다.
실험 결과 개발된 음극의 저장용량은 전류 밀도 0.1A/g에서 약 890mAh/g으로 측정됐다. 같은 조건에서 약 350mAh/g을 기록한 흑연 음극보다 약 2.5배 높은 수치다. 이는 음극 활물질 1g이 저장할 수 있는 전기의 양을 나타낸다.
배터리 수명도 개선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음극을 고용량 NCM811 양극과 결합해 배터리를 제작한 결과 30분 만에 충·방전을 마치는 2C 조건에서 200회 충·방전 후에도 초기 용량의 약 85%를 유지했다.
소재 배치에 따른 효과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실리콘 입자의 뭉침 크기와 분포를 달리해 계산한 결과 실리콘이 적절한 크기로 고르게 배치될 때 리튬을 충분히 저장하면서 부피 팽창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강석주 교수는 "고용량 소재를 얼마나 넣느냐뿐 아니라 어떻게 배치하느냐도 배터리 성능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용량 배터리의 경제성을 높이려면 저장용량과 수명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며 "이번 기술이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의 성능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교체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지난 9월 2일 온라인 공개됐으며 후면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정식 출판될 예정이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과 UNIST, 과학기술정보통신부(InnoCORE)와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COMPA)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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