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최근 인공지능(AI) 관련주가 하락한 가운데 산업에 대한 과잉투자 위험에 대한 경고가 나왔다. 과거 철도와 인터넷 산업처럼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의 수익을 거두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제임스 매킨토시 칼럼니스트는 “AI 주식시장의 흔들림이 일깨워주는 사실: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 제하 칼럼에서 최근 AI 관련 기업들이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지만, 이러한 이익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으로 반도체와 냉각장비, 케이블, 비상발전기, 터빈 등 관련 제품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제조업체들의 매출과 이익률이 크게 상승했다고 짚었다.
그러나 향후 몇 년 안에 데이터센터 건설이 완료되면 관련 자본지출이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시설의 유지·보수와 개선에 필요한 비용은 신규 건설보다 훨씬 적기 때문이다.
매킨토시는 투자자들도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엔비디아의 주가는 15% 상승했지만, 향후 예상 이익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은 23배에서 15배로 하락했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주가는 3배로 뛰었지만 예상 PER은 5배를 밑돌았다.
자산운용사 MFS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글로벌 투자전략가 롭 알메이다는 시장에는 주가의 문제가 아닌 이익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낙 어드바이저스의 제라드 미낙에 따르면 아마존, 알파벳, 브로드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오라클, 팔란티어 등 AI 관련 8대 기업과 다른 주요 AI 기업 11곳의 올해 예상 이익 증가액은 7000억 달러에 달했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포함된 나머지 기업들의 예상 이익 증가액은 5000억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최근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면서 AI 관련주가 급락한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독립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코어위브의 주가는 24% 폭락해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마이크론도 11% 하락했다.
매킨토시는 AI 관련 자본지출이 실제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관련 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계획대로 투자가 계속되는 상황도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의 스테인 판 니우에뷔르흐 교수는 최근 브루킹스연구소 논문에서 2032년까지 AI에 9조 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연간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2%에 해당하며,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자본투자 사업이 될 전망이다.
매킨토시는 이러한 대규모 투자가 성공하려면 데이터센터 건설에 따른 일시적인 이익을 넘어 지속 가능한 AI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기술이 생산성을 충분히 높여 고객들이 개발·사용 비용을 지불할 만한 가치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매킨토시는 1840년대 영국의 철도 투자 거품과 2000년대 전후 '닷컴 버블' 당시 광섬유망 구축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이들 사업은 사회 전체에 막대한 혜택을 가져왔지만, 투자자들은 기대했던 만큼의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 기술의 혜택이 실현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경쟁 심화로 이익이 기술 소유자가 아닌 사용자에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매킨토시는 AI 역시 이 같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투자자들에게는 정말로 이번만큼은 과거와 다른 결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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