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신약개발 단축 '무인 합성 플랫폼' 개발…합성부터 분석까지 자동화

기사등록 2026/10/18 13:56:25

가시광선·연속 흐름 공정 결합…실시간 수율 분석·장시간 연속 생산

[대전=뉴시스] KAIST 화학과 박윤수 교수팀이 로봇과 빛을 활용해 원료 배합부터 합성·분석까지 자동으로 수행하는 '무인 합성 플랫폼'을 개발해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을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사진은 연구 개요도.(사진=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원료배합부터 화학반응과 생성물 분석까지 자동으로 수행 가능한 무인 합성 플랫폼을 개발해 신약 후보물질 탐색을 위한 반복실험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은 화학과 박윤수 교구팀이 가시광선 광촉매 반응과 연속 흐름 공정, 실시간 분석 장비를 결합한 무인 합성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18일 밝혔다.

또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의약품 개발에 쓰이는 'N-메틸 피롤(N-methyl pyrrole)' 골격을 합성하고 20여 종의 퓨란계열 물질과 천연물 유래물질에 적용해 원하는 부분만 선택적으로 바꿀 수 있음을 확인했다.

약리분자에서 널리 활용되는 피롤의 질소원자를 메틸기로 치환한 N-메틸 피롤 골격은 분자의 입체적 환경을 유지하면서 단백질과 수소 결합 특성을 극적으로 전환해 약물효능 및 물성 조정에 필수적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신약개발에서는 후보분자의 구조를 조금씩 바꿔 약효와 안전성을 비교해야 한다.

하지만 물질마다 적합한 합성조건을 찾아야 하고 소량 합성에 성공하더라도 생산규모가 커지면 빛과 열의 전달 조건이 달라져 공정을 다시 최적화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빛을 이용하는 광반응은 반응규모에 민감해 자동화와 연속생산으로 전환하기도 쉽지 않다.

이번에 연구팀은 원료준비 로봇과 자동화 펌프, 광반응 장치, 분석장비를 하나로 연결해 기존 문제를 해결했다. 원료용액을 가느다란 관에 일정한 속도로 흘려보내면서 가시광선을 쪼여 화학반응을 일으키고 반응이 끝난 용액은 자동으로 분석 장비에 전달토록 했다.

이를 통해 연구원이 시료를 일일이 채취하지 않아도 원료투입부터 반응과 결과 확인까지 자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원료 특성에 맞춘 광촉매 설계와 연속 흐름 공정의 결합으로 연구팀은 맞춤형 아크리디늄 광촉매를 개발하고 촉매와 원료 사이의 상호작용을 분석해 반응 효율을 높이는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 이어 극성이 낮은 퓨란은 촉매와 원료 사이의 인력을 낮춰야 불필요한 부반응을 억제하고 수율을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 반응기 출구에는 핵자기공명분광기(NMR)를 연결해 생성물을 별도의 시료 채취나 후처리 없이 분석토록 했다.

특히 이 플랫폼을 이용해 퓨란의 기본 골격은 유지하면서 특정 원자만 선택적으로 바꾸는 '단일원자 편집' 반응을 구현했다.

퓨란 계열 물질 20여종과 복잡한 천연물 유래 물질에 적용한 결과, 다른 작용기를 손상시키지 않고 목표 위치를 선택적으로 변환할 수 있었고 의약품 개발에 활용되는 N-메틸 피롤 골격을 연속적으로 합성해 장시간 가동을 통한 생산량 확대 가능성도 제시했다.

구조가 조금씩 다른 후보물질을 반복적으로 합성하고 비교하는 과정의 효율을 높여 유망한 신약 후보를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번 연구는 미국화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JACS Au'에 최근 게재됐다. 논문에는 KAIST 화학과 변현빈·홍호진 학생이 공동 제1저자로, 박윤수 교수와 김하은 이노코어 펠로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박윤수 교수는 "설계된 분자를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합성하느냐가 앞으로 신약 개발의 속도를 좌우할 것"이라며 "이번에 구축한 플랫폼은 반응 조건을 수치화하고 재현할 수 있게 해 유기 합성 자동화 시대로 나아가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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