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결정"…러시아 압박 약화 우려
경유 거래 이어 추가 제재 완화 가능성 경계
러시아 협상대표는 역사적 조치로 평가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것이 푸틴을 멈출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그는 이런 지원을 받는다는 사실에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미국 의회가 여야의 지지로 대러 제재법을 통과시킨 일을 "큰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법의 시행을 막은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도 미국의 제재 유예 결정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 모든 것을 없던 일로 하고 막아 버리겠다는 결정은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분명히 러시아에만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린지 그레이엄 러시아·이란 제재법'(이하 그레이엄법)에 따른 제재를 광범위하게 유예했다. 자신이 지난달 서명한 법률의 주요 조치에 제동을 건 것이다.
이 법은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5개국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러시아에 경제적 압박을 가해 전쟁 종식을 유도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뒤 러시아산 경유를 미국과 세계 시장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중단하라는 압박도 높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경유 거래가 제재 완화의 "첫 단계일 뿐"이라며 추가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더 풀어줄 가능성을 경계한 것이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 푸틴의 살상과 우리 에너지시설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전쟁을 끝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 국민을 살해하는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대응을 제한해서는 이를 이룰 수 없다"며 "이것은 분명 전쟁을 멈추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대외 경제 협상을 맡은 키릴 드미트리예프는 제재 유예를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환영했다. 반면 미국 민주당 돈 바이어 하원의원은 의회가 "결함 있는 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비판은 제재 완화가 러시아를 압박하기보다 전쟁을 지속할 여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담고 있다. 그는 경유 거래를 시작으로 대러 제재 완화가 이어질 가능성도 경계했다.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 수입이 늘면 전쟁 자금줄을 차단하려던 제재의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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