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소금 지원사업 보조금 횡령…1·2심 판단은?[죄와벌]

기사등록 2026/10/18 09:00:00 최종수정 2026/10/18 09:16:23

민화협·사랑의열매로부터 받은 보조금 횡령 혐의

사업단 업무이사는 실형→징역형 집유 일부 감형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시민단체가 대북 소금 지원사업 보조금으로 지원받은 약 5억원을 횡령한 업체 관계자들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심 판단은 어땠을까? 사진은 법원 로고. 2026.10.18. km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윤석 기자 = 시민단체가 대북 소금 지원사업 보조금으로 지원받은 약 5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된 업체 관계자들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심 판단은 어땠을까?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고법판사 김무신·이우희·유동균)는 지난 1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6800여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B씨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6900여만원을 선고했다.

시민사회단체 협의체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은 2018년부터 남북교류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소금지원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같은 해 12월에는 전라남도 신안군 소금을 북한에 지원해주기로 북측 민화협과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19년 민화협은 전라남도로부터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사업비 명목으로 총 5억원의 지방보조금을 받았다. 2019년부터는 쌀가루도 인도적 지원사업 지원 품목에 포함시키기로 하면서 사랑의열매로부터 10억원의 배분금을 받기도 했다.

당시 천일염 유통 관련 사업단에서 각각 기획이사와 업무이사로 근무하던 A씨와 B씨는 해당 대북 사업을 민화협과 함께 추진하기로 협의했다. 특히 A씨는 민화협의 사회문화교류위원회 대외협력팀장으로 해당 지원 사업을 담당했다.

해당 사업단은 민화협의 대북 소금지원 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하면서, 계약금 명목으로 지방보조금 중 4억7500만원을 받았다.

A씨와 B씨는 사망한 사업단 대표이사 C씨와 함께 업무상 보관 중이던 지방보조금 중 4억7005만원을 횡령해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한 이들은 쌀가루 사업과 관련해서 보관하던 사랑의열매의 배분금 4억여원 중 약 6800만원을 사업과 무관한 용도에 사용해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에겐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중국 북경 주재 북한대사관 측에 허가 없이 이른바 '환치기' 방식으로 총 20만위안(약 3500만원)을 지급한 혐의도 적용됐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국내거주자가 북한대사관 측에 자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한국은행 총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 2026.10.18. kmn@newsis.com

1심은 A씨와 B씨에게 각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에게는 추징금 6700여만원, B씨에게는 추징금 6000여만원 가납을 명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와 B씨는 민화협을 위해 사용해야 할 자금을 횡령했고, 그 금액이 약 5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횡령한 4억7000여만원은 전라남도로부터 대북 소금사업 명목으로 지급받은 보조금으로 이는 국민의 세금이고, 성금으로 모금된 사랑의열매 지원금조차도 그 성격상 본인들이 횡령해서 임의 소비했다면 죄질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며 양형 사유를 밝혔다.

다만 이들에게 적용한 혐의 중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는 A씨에게만 해당되고 B씨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에서 A씨는 사업단과 민화협 사이의 계약은 보관이 아닌 용역 계약 관계기 때문에 민화협에게 받은 금원은 횡령죄에서 규정한 '타인의 재물'에 해당하지 않고, 사업단이 민화협으로부터 지급받은 금원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C씨 등과 공모관계나 횡령의 고의,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지 않고, 사업단은 민화협과 용역 계약을 체결한 계약 상대방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업단과 A씨는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상 위반의 주체가 될 수 없고,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계좌번호를 전달하는 심부름을 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B씨 또한 물품을 구입이나 보관 운송 등 업무를 담당했을 뿐 금전을 보관하는 업무를 하지 않아 업무상횡령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횡령죄에 의해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B씨가 1심 징역 3년의 양형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주장에 대해선 "수사가 진행되던 중 민화협에 3700만원을 반환했고, 당심에 이르러 5억500만원을 추가로 변제해 횡령금 전액을 변제하고 피해자와 합의했으며, 2심에서 사실관계를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받아들여 집행유예로 형을 감형했다.

재판부는 검사의 항소이유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1심에서 누락된 50만원을 포함시켜 A씨의 추징금이 일부 증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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