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후노동위, 중노위·경사노위·최임위 등 국정감사
野 "현장 혼란 넘어 재난"…박수근 "제도권 내 분쟁 해결"
경사노위 "민주노총 불참 아쉬워"…최임위 제도개선도 도마
[서울=뉴시스] 고홍주 박정영 김나연 수습 고선영 수습 김용중 수습 기자 =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7개월을 맞아 국회 국정감사에서 현장 혼란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다.
야당은 원청의 사용자성 판단과 교섭단위 분리 등을 둘러싼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며 제도적 혼란을 지적했지만,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위원장은 "혼란을 침소봉대하고 있다"며 적극 반박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16일 중노위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지방고용노동청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감사에서는 지난 3월 10일 시행된 노란봉투법이 원·하청 교섭 현장에 미친 영향을 놓고 공방이 이어졌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고용노동부 장관은 별로 혼란이 없다고 하지만 현장은 혼란을 넘어 재난으로 바뀌고 있다"며 "459개 원청 사업장에 대해 17만9000명의 노동자가 얽힌 631건의 사건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반대로 생각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노동자들이 제도권의 분쟁을 제기해서 거리에 나가 투쟁하지 않는다면 이 법의 취지에 맞다고 볼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혼란과 관련된 부분은 이 제도를 조금 다르게 보는 분들이 너무 침소봉대한다"며 "오히려 이 제도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측면을 보게 되면 안착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중노위에 따르면 개정 노조법 시행일부터 8월 말까지 관련 사건은 총 631건 접수됐다. 이 중 307건은 결정이 내려졌고, 273건은 취하됐으며 51건은 처리 중이다.
또 8월 28일 기준 노동위에 사용자성 판단을 신청한 원청 155곳 가운데 151곳의 판단이 완료됐다. 사용자성이 인정된 원청 140곳 중 108곳(77.1%)은 교섭대표노조 선정 절차를 밟고 있다.
박 위원장은 지방노동위원회와 중노위의 판단도 약 90% 일치한다며 판단 기준의 일관성이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내년부터 원·하청 교섭이 본격화되면서 새로운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인정했다.
그는 "지금까지 노조법 2조로 인해 파업이 일어난 것은 거의 없다"면서도 "내년 정도에 걱정되는 것은 노사가 지금 교섭하고 있는데 이것이 잘 안 됐을 때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법 자체가 완벽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박 위원장이 개정 노조법 관련 재심 사건에 직접 참여한 비율이 높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올해 6~7월 중노위 재심 사건 39건 가운데 36건에 박 위원장이 직접 참여했다며 사건 배정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사건 자체가 까다로워 초기 3개월 정도는 상임위원들이 직접 참여해 처리할 필요가 있었다"며 "8월 중순 이후에는 우려가 대부분 해소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원청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 이행이 사용자성 인정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공법상의 의무와 다른 요소를 합쳐서 단체교섭 대상이 된다고 본다"며 "노동부 지침을 근거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지방이전 및 통폐합에 대해서는 "근로조건의 변동을 수반한다면 단체교섭 대상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국감에서는 경사노위의 사회적 대화 진행 상황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참여가 무산된 데 대해 "이번에 상당히 기대했는데 조금 여의치 못한 부분이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앞서 민주노총은 7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사회적 교섭 추진 안건을 논의했으나 대의원들의 이석으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면서 회의가 유회됐다.
어기구 민주당 의원은 민주노총의 불참과 함께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방안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 대표성 문제는 빨리 비중 있게 보완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다른 형태로 대표성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들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과 여성, 비정규직을 대표하는 별도의 계층별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면서도 대표성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사회적 대화 방식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노사정 사회적 대화가 어떤 쟁점에 대해 이것을 할지 말지에 대한 찬반형 의제 논의였다면 이제는 그런 부분을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노란봉투법과 최저임금 인상 등 주요 노동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사회적 숙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 참여 주체들과 더 긴밀히 협의하고 논의해 보겠다"고 답했다.
최임위를 향해서는 최저임금 결정 기준과 제도개선 방안을 둘러싼 질의가 이어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소상공인의 경영난을 지적하며 노사·공익위원 간 표결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현행 방식의 한계를 지적했다. 객관적인 경제지표를 기반으로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도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서 활용하는 소비자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며 영업이익률과 폐업률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권순원 최임위원장은 기업 규모에 따른 최저임금 차등 적용 가능성에 대해 "기업 규모별 구분 적용은 현행 법령상 불가능하다"며 "별도의 입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판단한다"고 답했다. 다만 "업종별 구분 적용은 현행법상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최임위 공익위원들이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면서 정부에 제도개선 추진단 설치를 권고한 것과 관련해 최임위가 직접 개선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위원장은 "쟁점이 첨예한 부분에 대해서는 노사 공익위원 합의가 어렵기 때문에 공익위원 권고로 정부에 제도개선을 요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위원들이 제도개선 방안에 대해 공감하고 논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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