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고객 통화 50개 넘는 항목 평가…결과는 관리자에게
PC 기록은 실제 업무와 얼마나 같을까…가상 감시 체험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8일 협동조합 기업 코업(Co-op)의 법률서비스 부문인 코업 리걸 서비스(Co-op Legal Services)가 유언·상속 관련 상담을 맡은 직원 수십 명의 고객 통화를 녹음해 AI로 분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I는 통화마다 50개가 넘는 항목을 평가해 백분율 점수와 합격·불합격 결과를 내놓는다. 관리자는 이 자료를 직원 성과 분석에 활용한다.
회사 측은 AI가 품질 보증을 돕는 도구일 뿐 "의사결정자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모든 고객 대화를 검토할 수 있게 됐고 사람의 판단은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반면 익명의 직원은 가디언에 "감시당하고 있다", "정말 디스토피아 같다"고 말했다. 영국 통신노조(CWU) 관계자 존 채드필드는 책임지지 않는 컴퓨터 시스템이 사람의 관리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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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의 업무를 기록하고 분류하는 기술은 통화 분석에 그치지 않는다. 회사 PC에서 어떤 앱과 웹사이트를 이용했는지, 마우스와 키보드가 움직였는지, 입력이 없던 시간이 얼마나 길었는지 등을 수집하는 제품도 이미 판매되고 있다. 코업이 이런 PC 모니터링 제품을 사용했다는 뜻은 아니다.
PC 모니터링 제품인 액티브트랙(ActivTrak)과 인사이트풀(Insightful)은 앱과 사이트의 이용 기록을 수집한다. 이를 ‘생산적’ 또는 ‘비생산적’으로 분류하는 기준은 관리자가 정한다. 같은 사이트라도 담당 업무와 회사 설정에 따라 분류가 달라질 수 있다.
두 제품은 키보드 입력 여부는 감지하지만 입력한 내용은 수집하지 않는다고 명시한다. 화면 캡처 기능도 제공하지만 사용 여부와 촬영 범위는 제품과 설정에 따라 다르다.
기록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것도 있다. 같은 동영상 사이트에서 누군가는 업무에 필요한 기자회견 원본을 찾고, 누군가는 예능을 본다. 키보드 입력이 없는 동안에도 긴 문서를 정독하거나 화면 밖에서 회의할 수 있다.
반대로 문서 편집기나 사내 메신저를 사용했다는 기록만으로 업무 성과까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업무용 앱 안에서도 실제 업무와 개인적인 활동이 섞일 수 있다.
세계일보가 지난해 9월 보도한 직장갑질119·글로벌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월 1~7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회사가 수집하는 정보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22.7%가 PC 전원·마우스·키보드 활동을 꼽았다. 복수응답으로 진행한 조사다.
응답자가 인식한 정보 수집 실태를 물은 결과로, PC 감시 프로그램의 실제 설치율을 뜻하지는 않는다.
직원이 회사의 정보 수집 여부를 확인할 방법도 있다. 근로자참여법은 사업장 내 근로자 감시 설비 설치를 노사협의회 협의 사항으로 정한다. 노사협의회가 있는 사업장에서는 근로자위원에게 관련 협의가 있었는지 문의할 수 있다. 다만 개별 소프트웨어가 법에서 정한 감시 설비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사용 방식 등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고용노동부의 개인정보 보호 가이드라인 인사·노무편은 디지털 장치 도입 시 회사가 목적과 처리 내용을 근로자에게 설명하고 의견을 듣도록 안내한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자신의 개인정보 열람을 요구할 수도 있다. 다만 법이 정한 사유에 따라 열람이 제한되거나 거절될 수 있다.
코업은 AI가 의사결정자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AI가 매긴 점수와 합격·불합격 결과는 관리자에게 전달돼 직원의 성과를 분석하는 데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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