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대비 40% 녹아내린 코스피…증시 전망도 '시계제로'

기사등록 2026/10/16 06:00:00

'검은 목요일'에 코스피·코스닥 사이드카 이어 서킷 발동

코스피, 5500선으로 후퇴…시총 일주일새 1100조 증발

外人 나흘간 11조 매물 폭탄…"수급 공백에 변동 불가피"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코스피가 454.59포인트(7.57%) 하락한 5554.22에 마감한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2026.10.15.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코스피가 심리적 방어선으로 여겨졌던 6000선을 이탈해 5500선까지 주저앉으며 고점 대비 40% 이상 급락하자 국내 증시가 패닉에 휩싸였다.

외국인의 지속적인 자금 이탈로 시장 전반의 수급 공백이 심화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지수가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한 채 변동성에 노출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454.59포인트(7.57%) 급락한 5554.22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중 한때 9% 넘게 곤두박질치며 5500선마저 내어주는 등 지난 6일 이후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코스닥 지수 역시 7.38% 급락한 763.10에 마감했다. 이날 개장 직후부터 쏟아진 거센 매도세에 밀려 양 시장에서는 두 달 반 만에 매도 사이드카에 이어 거래를 20분간 전면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가 연쇄적으로 발동됐다.

투자 심리가 빠르게 얼어붙자 증시 체급도 눈에 띄게 쪼그라들었다.

코스피는 지난 6월 19일 기록했던 장중 사상 최고치(9385.59) 대비 40.82% 폭락했으며, 코스피 시가총액 역시 지난 6월 22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7449조5927억원)와 비교하면 2868조4144억원 급감한 4581조1786억원을 나타냈다. 전날 코스피 시총 규모는 지난 4월 7일(4526조4649억 원)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이번 주 들어 지수의 연쇄 하락으로 시총은 일주일 전인 지난 6일(5723조3583억원)과 비교해도 1142조 1797억원 감소했다. 불과 일주일 사이 1100조원 이상의 자본이 국내 증시에서 사라진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폭락의 진원지로 거시경제(매크로) 긴축에 대한 불안과 인공지능(AI) 산업의 수익성 논란을 지목하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됐고, 이에 따라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이에 따른 여파가 국내 증시로도 확산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비관적 전망 보고서가 기술주 중심의 투자 심리를 급격히 냉각시켰다.

가트너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글로벌 AI 인프라 누적 투자액이 약 7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면서도, 데이터센터가 창출할 실질적인 AI 매출은 3조6000억 달러 이하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와 같은 막대한 규모의 투자 속도가 유지될 경우 2030년까지 3조5000억 달러 이상의 투자 자산이 손상 위험에 직면할 수 있으며, 코어위브·네비우스 등 네오클라우드 사업자의 80% 이상이 독립 사업자로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전날 앤트로픽이 3분기 매출이 직전 분기 대비 약 50% 성장한 168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하며 일시적으로 안도감이 확산하는 듯했으나, AI 산업 전반의 매출 성장 둔화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해석이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간밤 미국 증시 상황을 반영해  국내 증시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기술적 저가 매수세 유입과 TSMC 실적 이벤트 등을 소화하며 낙폭을 일정 부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시장의 방어선이 무너져 내리면서 급락장이 연출되자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워진 분위기다.

수급 개선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으면서, 코스피가 6000선에 지지선을 형성할 것이란 분석도 힘을 잃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은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 12일 2조1462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지난 13일과 14일에도 각각 4조6297억원, 1조1250억원을 팔아치웠다. 전날에도 3조6752억원을 순매도 하면 나흘간 11조원이 넘는 매물을 쏟아냈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과 관련해 "반등 흐름을 뒷받침할 만큼의 유의미한 수급 개선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기술적으로도 코스피가 6000포인트대에 안착하지 못한 채 장중 재차 하향 이탈했다는 점에서 지지력 확보를 판단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가올 3분기 기업 실적 시즌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지만, AI 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훼손되며 지수 폭락으로 이어진 만큼 당분간 증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이어지는 반면 기관과 개인의 매수 여력도 제한되면서 수급 공백이 확대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최상위 반도체 기업으로 외국인 매물이 집중되며 지수 하방 압력을 견인하고 있으나, 이를 받아낼 매수 주체가 부족해 지수 낙폭이 더욱 증폭되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어 조 연구원은 "투자 심리가 급격히 훼손되면서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 국면이 지속될 수 있다"며 "중동발 에너지 공급망 차질의 장기화와 동절기 난방 수요 급증 시기가 맞물려 에너지 수급 불안이 악화될 우려도 높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 하향이 본격화되지 않는 한 코스피 5000선이 1차 지지선으로 기능할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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