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 상공서 미식축구장 야드라인·야구장 내야·도로 위 자동차 포착
100㎏ 미만 몸체에 1m급 카메라…정밀 자세제어·영상 보정 기술 결합
여러 위성으로 '자주 보는 눈'까지…재난·재해 감시 위한 군집운용 준비
우주항공청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지난 7일 누리호 5차 발사에 실려 우주로 향한 초소형군집위성 '네온샛(NEONSAT)'의 첫 지구관측 성과를 공개했다.
네온샛이 보내온 지상 관측 영상은 무게가 100㎏도 안 되는 작은 위성이 수백㎞ 아래 지상의 구조물을 어느 정도로 살펴볼 수 있는지 보여줬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6호기가 12일 촬영한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일대다. 커다란 미식축구장에는 필드를 가로지르는 흰색 경기선이 보이고, 인근 야구장에서는 흙빛 내야와 녹색 외야가 구분된다. 육상트랙과 테니스 코트, 주택가를 잇는 도로도 한 장의 사진에 담겼다.
다른 몽고메리 일대 사진에서는 교차하는 활주로와 유도로, 활주로에 표시된 기호도 확인된다. 넓은 도시의 윤곽만 희미하게 잡히는 것이 아니라 운동시설의 종류와 공항 시설의 배치까지 한눈에 읽히는 셈이다.
4호기가 8일 촬영한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모습도 흥미롭다.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나들목에서는 둥글게 휘어진 진출입로와 차선, 도로 위 작은 차량들이 드러난다. 수로를 찍은 영상에는 선박과 양쪽 부두, 산업시설에 쌓인 원자재 더미로 보이는 물체가 잡혔다.
매사추세츠주 스토에서는 길게 뻗은 비행장 활주로의 표식과 주변 골프장의 굴곡진 코스, 야구장 여러 개가 모인 체육시설의 배치까지 드러난다.
이들 영상은 모두 우주항공청이 '1m급 해상도'로 공개한 사진이다.
네온샛이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 공간에서 자동차나 스포츠 경기장들의 모습까진 명확하게 포착됐지만 사람이나 선수의 얼굴, 경기 상황까지 확인되는 수준은 아니다.
네온샛의 비결은 작은 본체에 고해상도 광학탑재체를 싣고 정확히 지상을 향하도록 제어하는 기술이다. 단순히 렌즈만 크게 만든다고 얻을 수 있는 사진이 아니다.
네온샛은 500~600㎞ 고도의 태양동기궤도에서 운용되며 흑백 1m 이내, 컬러 4m 이내 해상도의 전자광학카메라를 탑재했다. 발사 때 크기는 가로·세로 0.6m, 높이 1.2m이고 궤도에 오른 뒤 전개된 크기는 2.0×1.8×1.2m다.
위성 본체는 3축 안정화 방식으로 자세를 제어한다. 카메라의 성능뿐 아니라 촬영 방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능력이 선명한 지구관측에 중요하다는 의미다.
네온샛은 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사업을 총괄하고 쎄트렉아이가 위성 본체와 탑재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지상시스템과 영상 검보정·활용시스템을 맡았다. 검보정은 촬영 영상의 위치와 화질 등을 분석하고 보정해 실제 활용에 적합한 자료로 만드는 작업이다.
현재 2~6호기 5대는 모두 지상국과 교신하고 전력 생산·자세제어 등도 정상 상태다. 다만 앞으로 수개월간 영상 검보정과 위성 간 간격 조정이 진행되는 만큼, 이번 사진만으로 최종 운용 성능이 모두 검증됐다고 볼 수는 없다.
네온샛의 진짜 강점은 한 장을 '크게' 찍는 능력에만 있지 않다. 여러 위성이 차례로 같은 지역을 지나가도록 배치해 한반도를 하루 3회 이상 촬영하고 동일 지점은 24시간 이내 다시 관측하는 것이 목표다.
우주항공청은 네온샛 10기를 모두 운용할 시 하루 약 70만㎢의 영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4년 시제기와 올해 1월 검증기 운용 경험을 양산 체계로 확장하는 과정이다.
이번에 올라간 네온샛 2~6호기에 이어 7~11호기도 내년 발사할 예정이다. 산불이 번지는 모습이나 홍수 피해 범위, 해상 상황의 변화를 비교적 짧은 간격으로 살피기 위한 구상이다.
우주항공청은 약 6개월의 초기 운영을 거쳐 내년 제주 국가위성운영센터로 운용을 이관할 계획이다. 풋볼장에 그어진 선까지 포착한 '작은 눈'이 앞으로는 재난 현장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을지가 본격적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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