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포트 "민주당, 하원 9~19석 순증 가능성 가장 높아"…상원도 7곳 경합
트럼프, 공화당 텃밭까지 돌며 지원 유세…민주당은 공략지역 확대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 공화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상원 격전지 8곳에서 민주당보다 약 2억9800만달러의 광고비를 더 썼지만 주요 선거의 판세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민주당이 공화당 우세지역까지 공략 범위를 넓히면서 공화당의 의회 다수당 수성에도 비상이 걸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중간선거를 3주도 남겨두지 않은 가운데 공화당이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고전하는 후보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거액의 광고비를 쏟아부은 뒤에도 주요 상원의원 선거의 여론조사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공화당의 위기감은 하원 판세에서도 드러난다. 초당파 선거분석기관 쿡 정치보고서는 최근 민주당이 하원에서 9~19석을 순증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망했다. 현재 하원 의석은 공화당 218석, 민주당 214석, 무소속 1석이며 2석은 공석이다. 민주당이 의석을 늘리면 하원 다수당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
상원에서도 공화당은 수세에 몰려 있다. 쿡 정치보고서는 상원의원 선거 7곳을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경합지역으로 분류했다. 이 가운데 6곳은 현재 공화당이 보유한 의석이다. 상원 전체에서는 공화당이 53석, 민주당과 민주당 성향 무소속이 47석을 차지하고 있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온다. 더그 헤이 공화당 전략가는 "하원은 이미 넘어갔다. 진작부터 그랬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낮은 호감도를 고려하면 민주당이 최대 30석을 뒤집을 수도 있다며, 대통령의 지원 유세가 판세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공화당이 기대를 거는 가장 큰 무기는 자금력이다. WSJ에 따르면 오하이오·텍사스·메인·미시간·아이오와·알래스카·뉴햄프셔·캔자스 등 상원 격전지 8곳에서 공화당 측 광고 지출은 민주당보다 약 2억9800만달러 많았다. 공화당은 이 같은 자금력과 유리한 선거구 구조가 막판에 힘을 발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광고비가 유권자들의 지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마크 베드너 공화당 전략가는 민주당 지지층의 투표 열기가 공화당보다 높게 나타나는 상황을 지적하며 "이제 필요한 것은 광고비가 유권자들의 열기로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 막판 공화당 지지자들의 투표 의욕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고비가 가장 많이 투입된 지역은 오하이오주다. 공화당 존 허스테드 상원의원과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 전 상원의원의 대결에는 4억2200만달러가 넘는 광고비가 쓰였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치러지는 상원의원 일반선거 가운데 가장 많은 광고비가 들어간 곳이다.
텍사스주도 거액의 광고비가 몰린 지역이다.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주 하원의원과 공화당 켄 팩스턴 주 법무장관의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 외곽단체들은 2억900만달러 이상을 투입했다. 이 자은 공화당 상원 지도부와 연계된 대형 후원조직인 상원지도부기금(SLF)이 운영하는 텍사스 정치활동위원회(PAC)에서 나왔다.
텍사스의 공화당 광고전은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데 집중되고 있다. 상원 선거에 관여하는 한 공화당 관계자는 각종 법적·윤리적 논란을 겪은 팩스턴 후보의 이미지를 개선하기보다 탈라리코 후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우는 데 광고비를 쓰고 있다고 전했다. 상원지도부기금은 지난주 텍사스 선거에 투입할 자금을 추가로 늘렸다.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도 공화당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전국을 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출마한 선거처럼 투표해 달라고 거듭 호소하며 12일 오하이오, 13일 알래스카에 이어 14일 애리조나에서 공화당 후보 지원 유세를 벌였다.
다음 주에는 노스캐롤라이나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공화당에 유리한 선거구를 늘리려고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선거구 조정이 일부 현역 의원에게 오히려 부담이 됐다. 그레그 머피 공화당 하원의원의 지역구에서 공화당 성향 유권자가 줄어들면서 당초 예상보다 치열한 선거를 치르게 됐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과 이란 전쟁 이후 커진 경제적 불만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13일 조지아·메인·아이오와에서 열린 주요 상원의원 후보 토론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은 이란 전쟁과 높은 물가를 문제 삼아 공화당을 공격했다. 조지아의 존 오소프 민주당 상원의원과 메인주의 수전 콜린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모두 현역으로서 의석을 지키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유권자들의 투표도 이미 시작됐다. 애리조나·아이오와·캔자스 등 여러 주에서 사전투표가 진행 중이다. 조지아에서는 13일 사전투표 첫날 18만8000명이 넘는 유권자가 직접 투표소를 찾았다. 2022년 중간선거 당시 세운 첫날 기록을 넘어선 수치다. 조지아에서는 상원의원과 주지사 선거가 모두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공화당이 기존 의석을 지키는 데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사이 민주당은 공략지역을 더욱 넓히려 하고 있다. 민주당 하원선거위원회(DCCC)의 줄리 머즈 집행책임자는 지난 9일 후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오는 22일까지 1700만달러를 추가로 모금하면 더 많은 지역구에서 승부를 걸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추가 공략 대상으로 꼽은 지역에는 플로리다주 27선거구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1선거구 등이 포함됐다. 플로리다에서는 공화당 마리아 엘비라 살라사르 하원의원이 민주당 엘리엇 로드리게스 후보와 경쟁하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공화당 하원 후보를 지원하는 단체가 선거자금 지출에 나섰다. 민주당의 존 앤잘론 여론조사 전문가는 "미국 전체가 하나의 경합주처럼 느껴진다"며 "모든 것이 승부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마지막 2년의 국정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느냐, 민주당이 하원이나 상원을 탈환하느냐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추진 여건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선거 결과는 양당이 2028년 대통령선거를 준비하는 데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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