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제주 광치기해변서 방류
1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해변. 고성·신양어촌계장 강복순(63)씨는 바다로 돌아가는 붉은바다거북 '럭키'를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오랜 물질 경력을 가진 해녀인 강씨는 럭키의 방류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았다. 오랜 치료 끝에 자연으로 돌아가는 거북을 배웅하기 위해서다.
해변에 놓인 럭키는 곧장 바다로 향하지 않았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더니 바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치 바다 냄새를 맡는 듯한 모습을 보인 럭키는 이내 모래사장을 지나 물속으로 들어갔다.
강씨는 럭키가 바다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바다에서 거북을 자주 마주하는 해녀에게도 이날의 방류는 각별한 순간이었다. 오랜 치료를 견딘 거북이 다시 제주 바다에서 함께 살아가게 됐기 때문이다.
럭키는 2019년 8월27일 성산읍 해변에서 그물과 낚시 도구 등에 걸려 크게 다친 채 발견됐다. 오른쪽 어깨 근육과 식도가 손상됐고 빈혈까지 나타나는 등 상태가 위중했다.
해양 동물 구조·치료기관인 아쿠아플라넷 제주로 옮겨진 뒤 봉합과 염증 제거 등을 위한 수술을 7차례 받았다. 바다거북에게는 처음으로 특수장비를 이용한 음압 치료도 시행됐다.
치료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어깨와 목 부위의 염증이 반복해서 재발했지만, 올해 2월 마지막 수술에서 남아 있던 염증 조직을 제거한 뒤 건강을 회복했다.
해양수산부는 장기간 보호·치료를 받은 럭키가 자연에서 살아갈 수 있다고 판단해 이날 방류를 결정했다. 방류 장소는 처음 발견된 해변과 가까운 광치기해변으로, 거북이가 모래사장을 지나 스스로 바다에 들어가기에 적합한 곳이다.
방류 과정에서는 위성 추적 장치나 개체 인식표를 부착하지 않았다. 자연으로 돌아간 뒤 환경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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