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바이오, 상반기 기술수출 134조…한국의 10배

기사등록 2026/10/15 11:02:31 최종수정 2026/10/15 11:46:24

글로벌 빅파마, 中신약 '플랫폼'에 베팅…투자, 첨단 분야로 쏠려

딜로이트 "中혁신 역량 재평가 국면…임상·글로벌 경쟁력이 관건"

[서울=뉴시스] 중국 바이오기업의 올해 상반기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 실적이 997억 달러(한화 약 13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중국 바이오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 실적이 997억 달러(한화 약 13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바이오 상반기 기술수출 실적인 14조원의 9.6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15일 딜로이트 차이나에 따르면, 이는 2024년 중국의 연간 기술수출 실적의 2배 가까운 규모이자 지난해 전체 실적의 7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파악됐다.

또 상반기 계약 규모 기준 전세계 상위 10대 바이오제약 거래 중 8건을 중국 기업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혁신 신약 공급처'로서 위상을 굳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딜로이트 차이나는 ▲자산의 격상 ▲검증된 엑시트 경로 ▲학계의 지지확대 등 세 가지 요소가 중국의 혁신 역량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수준으로 재평가받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봤다.

먼저 다국적 제약사들은 단순 자산이 아닌 '역량'에 대해 비용을 지불하기 시작했다. 올해 1월 체결된 중국기업 CSPC와 아스트라제네카 간의 185억 달러(약 25조원) 규모의 파트너십은 특정 파이프라인이 아닌 두 가지 기술 플랫폼(서방형 약물 전달 및 AI 기반 펩타이드 발굴)에 대한 권리를 중심으로 가치가 산정됐다.

중국계 AI 신약개발기업 인실리코 메디슨이 상반기에 체결한 약 7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사업 개발 계약도 개별 후보물질이 아닌 재사용 가능한 AI 플랫폼을 대상으로 했다.

중국의 ‘뉴코’(NewCo) 모델의 엑시트 경로도 유효성을 입증했다. 뉴코 모델은 특정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의 해외 권리를 글로벌 벤처캐피털(VC) 등이 세운 해외 신설 법인에 넘기고, 그 대가로 현금과 해당 법인의 지분을 받는 사업 구조를 말한다.

올해 3월 길리어드는 중국 기업 키메드가 기술이전과 함께 지분을 확보한 미국 바이오텍 오로 메디신을 최대 21억7500만 달러(약 3조원)에 인수키로 합의했다. 4월에는 중국 헝루이제약이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권리를 넘기고 지분을 확보한 미국 바이오텍 카일레라 테라퓨틱스가 나스닥에 상장했다.

딜로이트 차이나는 “이는 혁신 자산에 대한 지분이 이제 국제 자본에 의해 직접적으로 가치 평가를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학계의 평가도 달라졌다. 3대 암학회로 분류되는 ASCO(미국임상종양학회) 올해 연례회의에서 중국기업 아케소(Akeso)의 HARMONi-6 연구가 중국이 독자 개발한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신약 연구로는 처음으로 가장 권위 있는 발표 무대로 꼽히는 플레너리 세션(plenary session)에 올랐다. 이외에도 중국 연구진은 94건의 구두 발표와 12건의 최신 연구 초록을 통해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다만 딜로이트 차이나는 이번 재평가가 중국 제약바이오 업계 전체를 고르게 끌어올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규제 검증과 임상, 글로벌 경쟁을 견딜 수 있는 '진짜 혁신'에만 보상이 돌아갈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자금 흐름에서도 이 같은 쏠림이 확인된다. 상반기 홍콩 증시에 상장한 중국 제약바이오 기업 16곳 가운데 11곳은 항체-약물접합체(ADC)·siRNA·수술로봇 등 첨단 분야의 바이오텍이었다. 반면 디지털헬스와 의료서비스 분야 상장은 한 건도 없었다.

비상장 투자도 451건, 75억 달러(약 10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14% 늘었지만 AI 신약개발·세포치료제·방사성의약품·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등에 집중됐으며, 의약품 유통과 의료서비스 분야 투자는 사실상 끊겼다.

딜로이트 차이나는 “투자자들이 기업별 임상 가치와 글로벌 잠재력에 한층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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