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호르몬 지나치게 만들어지는 그레이브스병
자가면역질환으로 주로 20~50세·여성 발생 많아
식사량 줄지 않아도 체중 감소하는 등 증상에 의심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별다른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쉽게 피로해진다면 갑상선 건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평소처럼 먹는데도 체중이 감소하거나 땀이 지나치게 많이 난다면 갑상선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그레이브스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그레이브스병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갑상선을 잘못 자극해 갑상선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만들어지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주로 20~50세에 발생하며 남성보다 여성에게 4~8배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은 목 앞쪽에 있는 나비 모양의 기관이다. 우리 몸이 에너지를 사용하는 속도와 체온 등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만들어 낸다. 갑상선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신체 기능이 평소보다 활발해지면서 다양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 두근거림과 피로감, 체중 감소, 과도한 땀 등이다. 평소보다 더위를 심하게 느끼거나 작은 일에도 예민해질 수 있으며, 손이 떨리거나 근육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레이브스병은 혈액 속 갑상선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아지는 상태인 '갑상선중독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갑상선호르몬이 과도하게 많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지는 부정맥이나 뼈가 약해지는 골다공증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눈에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그레이브스병의 특징이다. 환자의 약 3분의 1에서 갑상선 안병증이라는 눈 질환이 동반될 수 있다.
초기에는 눈에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빛에 민감해지고 눈물이 많이 나는 증상이 나타난다. 질환이 진행되면 눈꺼풀이 위로 당겨지거나 눈 주변 조직이 부어 안구가 돌출될 수 있다. 눈을 움직이는 근육까지 영향을 받으면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레이브스병은 면역체계가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반응으로 발생한다. 정상적으로는 뇌에서 보내는 신호로 갑상선호르몬 분비량이 조절되지만, 그레이브스병 환자에게는 갑상선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항체가 만들어진다.
이 항체가 갑상선에 작용하면 필요한 양보다 많은 호르몬이 만들어지고 갑상선의 크기도 커질 수 있다. 발병에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함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과 스트레스, 감염, 출산 등도 관련 요인으로 거론된다. 다만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치료 방법은 크게 약물치료와 방사성요오드 치료, 수술로 나뉜다. 환자의 나이와 증상, 갑상선 상태, 임신 여부 등을 고려해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한다.
국내에서는 갑상선호르몬이 만들어지는 것을 억제하는 항갑상선제를 사용하는 약물치료가 널리 시행된다. 치료 중에는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를 받아 호르몬 수치를 확인하고 약물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약물 효과가 나타나기 전까지 두근거림 등의 증상을 줄이기 위한 약을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방사성요오드 치료는 갑상선에 흡수되는 방사성요오드를 이용해 호르몬을 만들어 내는 세포의 기능을 줄이는 방법이다. 다만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환자에게는 시행할 수 없다. 약물치료가 어렵거나 다른 치료가 적합하지 않은 경우에는 갑상선의 일부 또는 전체를 제거하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의료계는 "그레이브스병의 증상은 피로나 스트레스 등 일상적인 건강 문제와 혼동하기 쉽다"며 "두근거림이나 체중 감소, 과도한 땀 등의 증상이 반복되거나 지속된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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