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 품목 유상 전환·시공 면적 과다 산정
민주당 복기왕 의원 "검증 회피 제재해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공사비 검증에 따른 감액 규모는 총 4조1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시공사가 요구한 증액분의 절반 이상이 감액된 사업장은 10곳이었다. 서울 서초구 A사업장은 시공사가 1076억원의 증액을 요구했지만, 검증 과정에서 약 62%인 668억원이 감액됐다. 경기 B 사업장은 증액 요구액 2108억원 가운데 약 485억원만 인정돼 약 77%인 1623억원이 삭감됐다.
공사비를 과다하게 산정한 사례로는 입찰 당시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한 특화 품목을 유상으로 전환하거나, 마루 시공 면적에 붙박이장 하부 면적까지 포함하는 경우 등이 확인됐다. 피난구가 설치되지 않는 1층과 필로티층까지 포함해 전 세대에 설치하는 것으로 공사비를 산정한 사례도 있었다.
공사비 검증은 정비사업 과정에서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분쟁을 줄이기 위한 제도다. 조합원 20% 이상의 요구로 신청할 수 있으며, 공사비 증액 비율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의무적으로 신청해야 한다.
검증기관은 시공사가 제출한 증액 내역과 관련 자료를 표준시장단가, 물가 자료 등과 비교해 적정 공사비를 산정한다. 시공사는 검증 과정의 중간보고회에서 증액 근거 자료를 제출하고 감액 의견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다만 공사비 검증 결과를 실제 계약에 반영할 강제력이 없어 제도의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 의원에 따르면 현행법상 검증 결과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과도한 증액이 확인돼도 감액을 강제할 수 없다. 검증 의무 대상 사업장이 검증을 받지 않더라도 제재할 수단이 없다는 점도 한계로 문제로 지적된다.
복 의원은 "정당한 공사비 증액은 보장하되, 과도한 증액을 검증 없이 수용할 시 조합원의 과한 분담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무검증 대상 사업장의 신청 기한을 명확히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청하지 않는 경우 제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공사비 검증이 조합원의 부담을 줄이고 주택공급 지연을 예방하는 제도로 작동하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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