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 1930㎞ 케이바르 셰칸 개량형 개발 시도
중국서 미사일 모터·기체 부품 등 수입 정황
이란 의존 줄이고 자체 무기 생산 역량 강화 노려
개발에 성공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전역을 사정권에 둘 수 있어 중동 지역의 안보 위협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 시간) 분쟁무기연구소의 보고서를 인용해 "후티 반군이 이란의 정밀 유도 탄도미사일 '케이바르 셰칸'의 개량형을 제작하는 데 필요한 부품을 중국 공급업체들로부터 들여왔다"고 보도했다.
후티 반군이 개발을 시도하는 미사일의 사거리는 약 1930㎞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실제 미사일 생산이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분쟁무기연구소는 지난해 미사일 장비 등이 숨겨진 두 차례의 선적물을 예멘 당국이 압수한 뒤 확보한 정보를 토대로 이번 보고서를 작성했다.
연구소의 수석 분석가 파비안 힌츠는 "부품 수입 정황을 고려하면 후티 반군이 이미 생산을 시작했거나 생산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후티 반군의 무기 시설이 철저히 위장돼 있어 개발 진행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케이바르 셰칸은 2022년 이란 테헤란에서 처음 공개된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이다. 이동이 비교적 쉽고 정밀 유도가 가능하며, 비행 중 기동해 방공망을 회피하도록 설계됐다. 일부 변형 모델은 비행 마지막 단계에서 탄두 부분이 분리돼 방향을 조정하며 목표물에 접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앞서 이란이 지난 봄 미국과의 전쟁에서 케이바르 셰칸을 활용해 미군 기지를 공격하고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후티 반군은 그동안 이란으로부터 공급받은 미사일을 재조립해 운용해 왔다. 자체 생산 능력을 확보하면 이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무기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 위협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워싱턴 소재 위험 자문회사 바샤 리포트의 설립자 모하메드 알 바샤는 "후티 반군이 드론과 미사일 소프트웨어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역량을 개발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작전 경험을 축적하고 지역 밀수업자 및 국제 조달 네트워크와의 관계도 구축했다"고 덧붙였다.
유엔 보고서와 무기 전문가들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후티 반군으로 향하다 압수된 물품의 주요 공급원이다. 미국이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후티 반군의 드론 부품 공급업체 상당수도 중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예멘 제재 패널에서 활동했던 전 전문가 헨리 톰슨은 "후티 반군이 최소 2년 동안 중국에서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부품을 수입해 왔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순항미사일이나 드론보다 더 큰 탑재량을 사우디아라비아 깊숙한 곳까지 운반할 수 있다"며 "후티 반군의 위협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압수된 물품에는 미사일의 모터와 기체를 구성하는 맞춤형 금속 부품, 비행 안정성을 높이는 핀, 고체 추진 로켓 모터 관련 부품 등이 포함됐다. 발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열로부터 미사일을 보호하는 내열재와 공구, 시험 장비, 원자재도 발견됐다.
분쟁무기연구소는 지난해 말에도 단거리 사드르 미사일에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맞춤형 기계 가공 부품의 수입 사례를 확인했다. 다만 당시 부품을 공급한 업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소는 올해 7월 공개된 선적 서류를 통해 항공우주 분야의 맞춤형 부품을 전문으로 제작한다고 밝힌 중국 정밀 금속 제조업체를 확인했다. 그러나 보고서에는 업체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은 후티 반군에 대한 무기 판매를 금지한 유엔 제재를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 압수된 물품에는 민간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부품뿐 아니라 미사일 제작에 특화된 부품도 포함됐다.
전략 자문회사 호라이즌 인게이지의 연구 책임자 마이클 나이츠는 "이번 사례가 중국이 이중용도 기술의 최종 사용처를 통제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의 한 기업이 홍해에서 후티 반군의 미군 함정 공격을 지원했다고 비난한 바 있다.
한편 후티 반군은 최근 몇 주간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을 강화했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봉쇄를 돌파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공격을 이어가는 가운데 역내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에도 상승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후티 반군의 행동이 매우 나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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