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IP로 정책자금 1.3조 신청"…대출 브로커?

기사등록 2026/10/14 16:02:55

권향엽 의원 "불법 브로커 대리신청 의심"

"중기부, 부당개입 조사·처분 권한 가져야"

[서울=뉴시스] 정부 지원사업 심사 과정에서 불법 브로커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제3자 부당개입을 조사·처분할 권한을 가져야 한단 의견이 나왔다. (사진=유토이미지) 2026.08.21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정부 지원사업에 등장하는 불법 브로커의 개입을 막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제3자 부당개입을 조사·처분할 권한을 가져야 한단 의견이 나왔다.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올해 744개의 동일 IP(인터넷 프로토콜) 주소로 2429건(총 1조3172억원 규모)의 중기부 산하기관 정책자금 대출·보증이 신청됐다.

이중 실제 지원된 대출 및 보증은 903건, 1783억9000만원 상당이다.

현재 중기부 산하기관인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 기술보증기금(기보)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정책자금 대출과 보증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권 의원이 올해 각 기관 지원사업 신청자의 IP 주소를 분석했더니, 중진공에선 동일 IP 135개로 484건(약 2333억원)의 대출이 신청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대출이 지원된 사례는 없었다.

소진공에선 동일 IP 14개로 347건(약 143억원)이 신청됐다. 이중 212건에 대해 약 51억원이 지급됐다. 기보의 경우 595개의 동일 IP로 1598건, 약 1조695억원 규모의 보증 신청이 접수됐다. 그중 691건(약 1732억원)의 보증이 제공됐다.

브로커가 여러 기업의 신청서를 한 장소에서 작성해 제출하는 경우 동일 IP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이에 따라 동일 IP 신청은 불법 브로커 개입에 의한 정책자금 대리 신청 논란을 일으켜왔다. 

권 의원은 "각 기관은 신청자에게 사업자 본인이 직접 신청하는 게 원칙이라고 안내하고 있으나, 브로커가 서류 작성, 신청 접수 등을 대신하고 정책자금 컨설팅 명목으로 과도한 수수료 또는 보험가입을 요구하는 경우가 적발된다. 이른바 제3자 부당개입"이라고 말했다.

현재 기관별로 동일 IP 검증시스템을 갖춰, 심사에 활용하고 있다. 중진공은 작년 4월, 기보는 같은 해 5월, 소진공은 올해 1월부터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한계도 분명하다는 게 권 의원의 지적이다.

동일 IP로 대리신청을 했다고 해서 모두 불법 브로커로 단정할 수 없어서다. 소진공의 경우 동일 IP로 신청된 347건의 대출에 대해 현장 확인에 나섰으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그중 149건은 대리신청을 시인하기까지 했으나, 결정적으로 제3자 부당개입에 대한 증언·증거가 확보되지 않았다고 권 의원은 말했다.

불법 가능성이 있을 때 중기부가 즉각 조사할 수 있어야 부당 개입을 효과적으로 처분 및 차단할 수 있다.

권 의원은 "현재 중기부에 제3자 부당개입을 조사하고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몇 달 전 관련 법안이 발의돼 국회에서 논의 중이지만, 개정안에도 대리신청에 대한 제재가 명확하게 들어있지 않다. 법안심사 과정에서 이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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