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중 스님 "명상은 날 지키고 사랑하는 일"

기사등록 2026/10/13 17:25:51

첫 책 '붓다의 오리지널 명상법' 출간

20년 교학·수행 경험 담아

"짧게 자주 알아차려야…초보자는 도반과 함께'

[서울=뉴시스] 1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책 '붓다의 오리지널 명상법'을 소개하는 일중스님 2026.10.13. suejeeq@newsis.com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젊은이들이 겪는 고통의 대부분은 마음이 만든 고통, 즉 '셀프 메이킹'입니다. 이 생각을 어떤 방식으로든 잘 다뤄야 되는데 이 생각을 잘 다루는 게 명상이라고 생각해요."

서울사이버대학교 요가명상학과 교수, 대한불교조계종 선명상위원회 위원이자 지도법사, 사단법인 한국명상지도자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일중 스님은 1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첫 책 '붓다의 오리지널 명상법'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명상을 정의하고 명상법을 안내했다.
 
스님은 명상을 "나를 바라보는 일이고, 지켜보는 일이고. 그다음에 나를 발견하는 일이고, 나를 보호하고 사랑하는 일이고 정말 가장 순수한 차원에서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자신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을 알아차리고, 번뇌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힘을 기르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길이라는 스님의 설명이다.
 
스님은 "명상을 하면 내 마음이 좋아지고 번뇌 끈이 짧아진다"며 "자기를 잘 사랑하고 싶으면 명상을 하라"고 권했다.  
[서울=뉴시스] 1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책 '붓다의 오리지널 명상법'을 소개하는 일중스님 2026.10.13. suejeeq@newsis.com

20년간 스리랑카와 인도에서 교학과 수행을 병행해 온 스님은 책 '붓다의 오리지널 명상법'(조계종출판사)을 통해 초기 경전(니까야)과 '청정도론'에 바탕을 둔 인간 붓다의 본래 수행 체계를 풀어냈다.

이 책에는 호흡명상, 자애명상, 연민명상, 수희명상, 평온명상, 불수념명상, 법수념명상, 승수념명상, 죽음명상, 4대구분명상, 까시나명상, 부정관명상, 신념처명상, 수념처명상, 심념처명상, 법념처명상 등 다양한 명상법이 담겼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마음의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게 추천할 명상법에 대해 스님은 자애명상과 걷기명상을 꼽았다.

스님은 "자애명상은 '내가 나에게 ‘행복해져라, 행복하라, 편안하라, 안녕하라, 건강하라'고 자꾸 좋은 마음을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자애명상은 자신을 향한 행복과 평안의 바람에서 출발한다. 이후 존경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사람, 지인들을 거쳐 많은 생명으로 그 마음을 넓혀 간다.

스님은 이 과정에서 마음이 편안하고 부드러워질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마음이 힘든 사람에게는 자신에게 좋은 마음을 보내는 일조차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걷기명상도 청년들이 시도해 봤으면 하는 수행으로 제시했다. 심리적으로 힘들 때 가만히 머물며 생각 속으로 빠져들기보다 숲이나 산길을 걸으며 몸을 움직여 보라는 것이다.

스님은 명상을 통해 번뇌에 휩쓸리기보다 그것을 지켜볼 수 있는 입장에 서게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1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책 '붓다의 오리지널 명상법'을 소개하는 일중스님 2026.10.13. suejeeq@newsis.com

스님이 강조한 것은 일상에서의 꾸준한 실천이었다. 스님은 "짧게 자주 여러 번 마음챙기고 알아차리라"며 "그렇게 할 때 수행은 지속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스님은 명상을 시도해도 자꾸 다른 생각이 떠오를 때 혼자 애쓰기보다 함께 수행할 사람들을 찾으라고 권했다. 명상 모임이나 단체에 참여하면 의욕이 떨어지는 날에도 도반, 즉 함께 수행하는 벗의 도움으로 이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스님은 "혼자 가는 건 중간에 되돌아가기 쉬운데 도반과 함께 가면 갈 수 있다"며 "도반의 힘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온라인으로 안내자 설명을 따라 하는 명상도 하나의 방법으로 소개했다. 스님은 현재 평일 오전 6시부터 30분간 줌으로 명상을 안내하고 있다. 자애명상과 호흡명상 등을 안내에 따라 함께 수행하는 방식이다.

다만 스님은 명상이 휴식이나 마음의 위안을 얻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왜 괴로운지, 괴로움이 생기는 원인과 조건은 무엇인지 살피고 지혜를 얻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오랫동안 학생들에게 명상을 가르쳤지만 초기불교 명상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건넬 교재가 마땅치 않았다는 아쉬움도 집필의 계기가 됐다.

스님은 "학생들에게 '이게 부처님의 명상법이에요'라고 제시하고 싶은 마음으로 책을 썼다"며 명상을 배우고 실천하려는 사람들에게 근본과 기반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붓다의 오리지널 명상법 (사진=조계사출판사 제공0 2026.10.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붓다의 오리지널 명상법’은 2022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법보신문에 연재한 글을 다듬고, 개인적인 수행 경험과 새로운 글을 더해 엮었다. 초기 경전과 상좌부불교의 주석서 ‘청정도론’을 바탕으로 사마타와 위빠사나 명상의 개념과 실천법을 정리했다.

사마타는 마음을 한 대상에 집중해 잡념과 번뇌를 가라앉히고 깊은 집중 상태인 삼매를 기르는 수행이다. 위빠사나는 몸과 느낌, 마음, 법을 지속해서 관찰하며 자신과 세상의 실상을 알아가는 수행으로 설명했다.

스님은 사마타를 단순한 이완으로 이해하는 것은 부족하다며, 집중으로 얻은 고요함을 통찰과 지혜로 이어 가는 수행의 중요성을 짚었다.

스님은 "우리 존재의 본질이 무엇인지, 왜 괴로운지,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찾아 수행한다면 명상의 지혜로, 붓다의 지혜로 괴로움을 많은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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