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2시간 주 6일 일해도 시급 환산 7620원…최저임금 밑돌아
5만3400개 넘은 편의점, '나눠 먹기' 출혈 경쟁에 자영업자 비명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국내 편의점 업계가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본사 수익성을 높여가고 있지만, 현장 점주들은 과당 경쟁과 인건비 폭등, 본사 지원금 축소로 인해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직 편의점주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자영업 다이어리'는 13일 영상에서 주요 편의점 4사의 매출 급증 뒤에 숨겨진 현장 자영업자들의 실상을 분석했다. 올해 8월 기준 국내 4대 편의점사의 카드 결제 추정 금액은 3조658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BGF리테일과 GS25 등 본사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0% 이상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완전히 딴판이다.
업계 실적 호조에도 자영업자들의 삶이 팍팍해진 대표적 원인은 과도한 점포 수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 기준 국내 주요 편의점 4사의 점포 수는 8월 기준 5만3475개에 달한다. 자영업 다이어리는 "동네에 나가보면 편의점이 정말 많다"라며 "새로운 편의점이 생기면 기존 점포들이 가지고 있던 매출을 서로 나눠 먹게 되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담배소매인 지정 요건 문제 등으로 장사가 안되는 매장도 쉽게 폐업하지 못하면서 출혈 경쟁이 고착화됐다.
가파르게 오른 인건비도 자영업자들의 목을 죄고 있다. 2027년 최저임금 기준 시간당 1만700원을 적용해 아르바이트를 채용할 경우, 하루 14시간 기준 한 달 인건비만 약 445만원에 달한다. 유튜버는 "편의점처럼 영업시간이 긴 업종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직격탄"이라며 "야간 시간에는 최저 시급으로 채용조차 되지 않아 대부분 사장님들이 직접 일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과거 제공되던 본사 혜택이 크게 줄어든 점도 부담을 가중시켰다. 전기요금 지원이 사라지고 담배 광고비와 신선 식품 폐기 지원금이 대폭 축소됐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세법 개정으로 신용카드 발행 세액 공제 한도가 10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반토막 나면서 담배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의점의 세금 부담도 대폭 늘어났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자료에 따른 GS25와 CU의 일 평균 매출은 약 176만원이다. 이 매출을 바탕으로 한 달 순수익을 직접 산출한 결과는 가혹하다. 월 매출 5350만원에서 평균 마진율 28%와 본사 배분율 7대3을 적용하고 월세 250만원, 인건비 447만원, 전기료 80만원, 폐기비용 40만원, 카드 수수료 등을 차감하면 점주에게 남는 최종 금액은 약 238만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점주가 직접 하루 12시간씩 주 6일, 한 달에 312시간을 일한다는 조건이다. 이를 시간당 시급으로 환산하면 약 7620원으로 최저임금에도 한참 미치지 못한다. 유튜버는 "점주가 일한 시간으로 나눠 시급을 계산하면 7620원 정도가 나온다"라며 "역시 그냥 알바를 하는 게 낫다는 소리가 나온다"라고 말했다.
자영업 다이어리는 편의점 시장이 이제 초보자가 쉽게 들어올 수 없는 구조로 변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제 편의점 창업은 초보자의 영역이 아니라 고수의 영역으로 진입했다"라며 "좋은 자리를 선점한 기존 점포는 경쟁력을 유지하지만 새로 들어오는 점포는 갈수록 불리해진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단순히 본사에서 제시하는 예상 매출만 믿지 말고 실제 상권에서 얼마나 팔 수 있는지, 비용을 제외하고 얼마가 남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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