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90% 이상 수입…공급망 불안, 고기·가공식품값으로 번진다

기사등록 2026/10/13 14:56:36 최종수정 2026/10/13 16:42:24

사료·전분·당류 거쳐 소비자물가에 연쇄 영향

식용·가공용, 흑해 연안국 의존…조달선 제약

농경연 "수입선 다변화·상시 대응 체계 필요"

정선 찰옥수수 수확 모습.(사진=정선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국내 공급량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옥수수의 공급망 불안이 축산물과 가공식품 가격으로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후변화와 전쟁 등으로 해외 조달 여건이 불안정해지는 만큼 국내 생산기반을 보완하고 수입선 다변화와 비축·물류·금융 지원을 연계한 상시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글로벌 식량 공급망 분석과 과제(3년차): 옥수수' 연구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옥수수 총공급량은 약 1213만t으로,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사료용 소비량은 약 924만t으로 전체 소비의 약 76%를 차지한다. 옥수수는 가축 사료뿐 아니라 전분·당류 등 식품산업의 원료로도 쓰여 수급 차질의 영향이 여러 산업으로 확산될 수 있다.

연구진의 산업연관분석 결과 환율과 곡물 수입가격 상승에 따른 충격은 사료와 전분·당류 등 중간재를 거쳐 축산물과 가공식품으로 연쇄적으로 전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원료 조달비용 상승이 국내 생산비를 높이고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세계 옥수수 시장은 미국·브라질·아르헨티나·우크라이나 등 소수 국가에 생산과 수출이 집중돼 있다. 주요 생산국의 이상기후나 전쟁·분쟁, 수출제한 조치가 발생하면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원료 확보에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용도별로 공급망의 취약성도 다르다. 사료용 옥수수는 조달국 변경이 비교적 유연하지만 국제가격과 환율 변동에 따른 원가 부담에 노출돼 있다.

반면 식용·가공용은 비유전자변형(non-GM) 원료를 사용해 수입 가능한 국가가 제한적이다. 주요 생산·수출국 대부분이 유전자변형(GM) 옥수수를 생산하는 가운데 국내 식용·가공용 조달은 우크라이나·루마니아·불가리아 등 흑해 연안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실제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는 해당 지역의 공급 차질로 국내 전분당 업체들이 옥수수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연구진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최소한의 국내 생산기반을 확보해 위기 때 충격을 완화하고, 용도별 특성을 고려해 해외 조달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내 생산 확대를 위해서는 전략작물직불제 참여와 판로 확보를 연계하고 해외농업자원개발사업도 실질적인 국내 반입 확대에 기여하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국제 곡물의 위험요인을 상시 점검하면서 비축·물류·금융 지원을 연계하는 대응체계도 과제로 제시했다. 공급 차질이 발생한 뒤 원료 확보에 나서는 단기 대응을 넘어 위기 징후부터 조달과 국내 공급까지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황윤재 농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옥수수는 사료와 식품, 산업용 원료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는 핵심 자원인 만큼 공급망 불안이 발생하면 그 영향이 여러 산업과 국민 생활로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인 수급 충격에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국내 생산기반 보완, 해외 수입선 다변화, 위기 징후 상시 점검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공급망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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