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15인조 보이그룹·9인조 걸그룹 품고 귀환…기술 정점서 되물은 '음악 본질'

기사등록 2026/10/12 17:49:25

3년 만에 빗장 풀고 가요계 공식 복귀

오늘 A2O 글로벌 쇼서 보이그룹 '소울'·걸그룹 '라이트' 동시 출격

4D 가우시안 스플래팅·XR로 시공간 데이터화

"카메라의 진화 속 미래에 남겨야 할 것은 지혜"

유영진과 빚어낸 80년대 신스웨이브·비트의 향연

[고양=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수만 A2O엔터테인먼트 키 프로듀서 겸 비저너리 리더가 12일 보이그룹 에이 투 오 소울(A2O SOUL)과 걸그룹 에이 투 오 라이트(A2O LITE)의 데뷔 쇼가 진행된 1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취재진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10.12. amin2@newsis.com
[고양=뉴시스]이재훈 기자 = "촬영하는 카메라에서, 창조하는 카메라로."

'K-팝의 대부' 이수만 A2O엔터테인먼트 키 프로듀서(Key Producer)가 3년 만에 현업으로 돌아와 다시 마이크를 잡고 선언한 미래는 단순한 신인 아이돌의 등장이 아니었다. 기술이 현실을 포착하는 방식을 전복하고, 그 위에 음악이라는 본령을 다시 세우겠다는 출사표였다.

이 프로듀서는 12일 오후 경기 고양 킨텍스 제2전시관 9홀에서 열린 A2O엔터테인먼트 글로벌 데뷔쇼 '웰컴 투 소울라이트(WELCOME TO SOULITE)'에서 15인조 보이그룹 '에이 투 오 소울(A2O SOUL)'과 9인조 걸그룹 '에이 투 오 라이트(A2O LITE)'를 동시에 공개하며 가요계로 공식 귀환했다.

2023년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면서 하이브와 주식 매매 당시 맺었던 경업금지 빗장이 풀린 뒤 국내 무대에 올린 첫 결과물이다. 그는 앞서 A2O엔터 첫 팀으로 중화권 위주로 활동하는 A2O 메이를 선보인 적이 있다.

CJ ENM이 조력한 이날 현장의 화두는 단연 '컬처 테크놀로지(CT·Culture Technology)'의 진화였다. 1990년대 컴퓨터 음악 프로젝트 밴드 'CPU'를 결성하고 미국 MTV의 비디오 시대를 일찌감치 예견했던 그는, 자신이 30여 년간 주창해 온 CT의 본질을 '부재(不在)하는 기술을 찾아내고 만들어내는 꾸준한 실험'으로 재정의했다.
[고양=뉴시스] 전진환 기자 = A2O엔터테인먼트의 보이그룹 에이 투 오 소울(A2O SOUL)과 걸그룹 에이 투 오 라이트(A2O LITE)의 데뷔 쇼가 진행된 1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에이 투 오 라이트가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26.10.12. amin2@newsis.com
그 구체적 실체로 제시된 것이 바로 '4D 가우시안 스플래팅(4DGS·4D Gaussian Splatting)'과 인피니트(INFINITE) 촬영 시스템이다. 다수의 카메라로 아티스트의 퍼포먼스를 다각도에서 동시 촬영해 3차원 공간 속에 재구성하는 기법이다.

이 프로듀서는 "우리가 지금까지 영상을 촬영할 때는 카메라가 바라보는 장면만을 기록했습니다. 카메라의 앵글과 움직임은 촬영 순간 결정되고, 담기지 않은 시점은 영상에 존재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4DGS는 아티스트가 존재했던 시간과 공간 자체를 데이터로 기록합니다. 촬영이 끝난 후에도 보고 싶은 위치와 앵글에서 자유 시점(Free Viewpoint)으로 바라볼 수 있죠. 촬영이 끝났다고 해서 카메라의 선택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이 구상은 과거의 유산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2000년대 후반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 보아 등의 뮤직비디오에서 스틸 카메라 100~120대를 동원해 피사체를 멈춰 세운 채 시점을 회전시켰던 '매트릭스 카메라 시스템'을 떠올렸다. 이 프로듀서는 "당시 정지된 시간 속에서 카메라가 움직이는 영상을 만들며 '이것을 스틸 카메라가 아니라 비디오카메라로 구현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를 고민했어요. 그 물음으로부터 16년이 지난 지금, 4DGS와 인피니트 촬영 방식을 통해 실제 콘텐츠로 구현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통해 확장현실(XR) 경험으로 확장된 이 기술을 두고, 그는 존재론적 통찰을 덧붙였다.
[고양=뉴시스] 전진환 기자 = A2O엔터테인먼트의 보이그룹 에이 투 오 소울(A2O SOUL)과 걸그룹 에이 투 오 라이트(A2O LITE)의 데뷔 쇼가 진행된 1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에이 투 오 소울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26.10.12. amin2@newsis.com
"사진이 인간의 한순간을 기록했고 영상이 시간의 흐름을 기록했다면, 4DGS는 인간이 존재했던 그 공간과 시간 속 현실 자체를 기록합니다. 카메라라는 기록장치가 진화해 온 과정에서 가장 발전된 형태이자, 어쩌면 인간이 만들어낸 마지막 기록장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오늘 기록한 인간의 모습과 움직임은 미래의 인간이 다시 경험할 데이터이자, AI와 AI 브레인을 탑재한 로봇이 인간의 행동과 환경을 학습하는 데이터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제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넘어 '우리는 무엇을 기록하고 무엇을 미래에 남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필요한 것은 바로 지혜입니다."

이날 현장에서는 팬과 셀러브리티가 실시간으로 대화하고 토론하는 인터랙티브 라이브 미디어 플랫폼 '블루밍톡'의 론칭 계획도 함께 공개됐다.

그러나 첨단 기술과 거대한 우주관(A2O Cosmic Epic·ACE)의 수사학 속에서도, 그가 방점을 찍은 최종 목적지는 결국 '음악'이었다. 새로운 세대를 겨냥한 '잘파 팝(Zalpha-Pop)'의 기치를 든 두 팀의 음악적 토대는 오랜 음악적 동반자인 유영진 프로듀서가 굳건히 받쳤다.

A2O 소울의 데뷔 선공개곡 '슈퍼스타(SUPERSTAR)'는 아하(a-ha)와 뉴 오더(New Order)로 대표되는 1980년대 신시사이저 문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뉴 신스웨이브(NEW SYNTHWAVE)' 장르를 표방했다. 더 키드 라로이·저스틴 비버의 '스테이(STAY)'에 참여한 한(HAAN), 젠트!(GENT!)와 유영진이 협업해 묵직한 정서를 빚어냈다. 걸그룹 A2O 라이트의 '니온(NEON)' 역시 뎀 조인츠(Dem Jointz)와 유영진의 손을 거쳐 베이스 중심의 강렬한 비트와 아카펠라를 결합했다.
[고양=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수만 A2O엔터테인먼트 키 프로듀서 겸 비저너리 리더가 12일 보이그룹 에이 투 오 소울(A2O SOUL)과 걸그룹 에이 투 오 라이트(A2O LITE)의 데뷔 쇼가 진행된 1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취재진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10.12. amin2@newsis.com
이 프로듀서는 "K-팝을 시작하고 발전시켜 오는 내내 스스로에게 던져온 질문은 '무엇이 다른가(What's the difference?)'였다"면서도 "하지만 가수가 '가수'로 불리는 한 가장 중요한 시작은 결국 곡"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기존 K-팝과는 다르다는 느낌의 시작 역시 곡이어야 합니다. 곡에서 시작해 춤과 뮤직비디오, 퍼포먼스로 이어져야 하죠. 하지만 단순히 다른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 결과물을 많은 이들이 진심으로 좋아하고 사랑해 주어야 합니다. '어떤 것이 다른가'를 찾으려 애쓰시기 전에, 그저 음악을 듣고 무대를 보며 '좋다'라는 그 직관적인 느낌을 먼저 받아주셨으면 합니다."

기술을 통해 현실을 무한히 복제하고 보존할 수 있는 시대, 이수만이 다시 들고나온 것은 역설적이게도 '좋은 곡 하나가 주는 울림'이라는 K-팝의 가장 원초적인 문법이었다. 알파(A)에서 오메가(O)로 순환하는 그의 새 궤도는 기술의 첨단과 음악의 기본이 맞물리는 접점에서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두 팀의 음원은 13일 오후 6시 전 세계에 동시 발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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