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건 도박"…韓 드라마 본 北 군인 처벌 '사상 교육용' 영상 공개

기사등록 2026/10/12 19:08:00

RFA, 북한군 사상교양 영상 공개

"5년 이상 사면 없는 노동교화형"

[서울=뉴시스]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가 입수한 북한군 사상교양 영상에 등장하는 체포 영장.  사진 RFA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북한 당국이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 이른바 '괴뢰 영상물'을 시청하거나 유포한 군인들을 공개재판장에 세우고 처벌하는 영상을 제작해 군 내부 사상 통제에 나섰다.

12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군인들을 대상으로 제작한 사상교양 영상에는 한국과 미국의 영상물을 시청하거나 유포한 군인들이 적발돼 처벌받는 모습이 담겼다. 복수의 소식통은 해당 영상이 2023년 무렵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도 북한군에서 사상교양 자료로 쓰이고 있다고 전했다.

영상에는 한 여성이 나와 한국 영상물을 시청한 군인들을 즉결 처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여성은 "아직도 음침한 곳에서 퀴퀴한 자본주의 오물통에 코를 들이밀고 있는 자들을 끝까지 추적해 모조리 잡아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해설자는 한국 영상물 시청자들을 향해 "주적들과 한 몸뚱이가 돼 날뛰는 역적의 무리"라며 "송두리째 드러내야 할 독버섯과 같은 존재"라고 지적했다.

해설자는 군 내부의 휴대전화 사용과 영상물 유통 경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당에서는 이미 군인이라면 손전화(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말 것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라면서도 "승용차 운전수를 비롯해 개별 임무를 수행하는 군인들이 사회에서 유통되는 손전화기를 통해 불순 녹음녹화물을 구입하고 시청, 보관, 유포했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영상에는 처벌받은 군인이 반성문을 쓰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찍혔다. 이 군인은 "불순 녹화물을 한 번 두 번 시청하면서 점차 머릿속에는 괴뢰들의 말투와 자본주의 사상의식이 떠날 줄 몰랐다"라며 "정말 후회되고 후회된다"라고 털어놓았다.

영상에 나온 다른 군인은 외부 영상물 시청을 "생명을 놓고 하는 도박"으로 규정했다. 아울러 적발된 군인들에게 사면이 허용되지 않는 5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이 선고됐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이 군인들의 시청 사례와 처벌 장면을 사상교양 자료로 만든 것은 한국 문화가 군 내부까지 깊숙이 퍼지는 상황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2020년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만들어 외부 문화 유입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왔으며, 이번 영상은 이러한 통제가 일반 주민뿐 아니라 군 내부 등 전 분야에서 강도 높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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