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인당 GNI, '고소득국' 문턱…국제무대선 '개도국' 고수

기사등록 2026/10/12 17:06:04 최종수정 2026/10/12 18:22:24

2025년 1만4230달러…현행 고소득 기준선 1만4375달러

글로벌사우스 자처·일부 기후기금 분담 면제…WTO 새 특별대우는 포기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중국이 세계은행의 ‘고소득국’ 문턱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국제무대에서 여전히 개발도상국이자 ‘글로벌사우스’의 일원이라는 지위를 고수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내년 7월 세계은행이 2026년 소득 자료를 반영한 새 분류를 발표할 때 고소득국 범주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세계은행이 집계한 중국의 2025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만4230달러다. 현행 고소득국 기준선인 1만4375달러보다 145달러 낮다.

세계은행은 한 나라 주민과 기업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합친 GNI를 기준으로 소득군을 나눈다. 각국 통화는 환율 변동 영향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달러화해 비교한다.

필립 셸레켄스 유엔개발계획(UNDP) 아시아태평양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026년 고소득국 기준선이 1만4554달러로 올라갈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의 1인당 GNI가 2.3%가량 늘면 이를 넘어설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는 중국의 과거 소득 증가율보다 낮은 수준이다.

다만 세계은행의 ‘고소득국’ 분류가 곧 ‘선진국’ 지위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세계은행은 국가를 소득 수준에 따라 분류할 뿐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다.

[워싱턴= AP/뉴시스] 미국 워싱턴 중심가에 있는 세계은행그룹의 본사 건물.  세계은행 그룹은 4월말까지 100개 이상의 국가에 코로나19 방역을 지원하기로 하고 이미 64개국이 프로그램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국제기구마다 분류 방식도 다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을 신흥시장·개발도상국 경제로 분류하고 유엔도 중국을 개발도상국으로 보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회원국이 스스로 개발도상국 지위를 선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중국도 자신을 개발도상국으로 분류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앞서 지난 2024년 유엔 행사 화상연설에서 “중국은 언제나 글로벌사우스와 개발도상국의 일원일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국은 미국과 영향력을 겨루면서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아시아 등 글로벌사우스 국가들의 대변자를 자처해왔다. WSJ은 중국이 현재의 개발도상국 지위에 따라 일부 국제 기후변화 기금에 분담하지 않아도 되는 등 제도상 실익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은행 기준으로 중국이 상위 중소득국에 진입한 것은 2010년이다. 같은 해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국이 됐다.

셸레켄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이렇게 빠른 속도로 소득 사다리를 올라온 것은 놀랍다”고 평가했다.

[베이징=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건국 77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축배를 들고 있다. 2026.09.30
중국은 세계 최대 수출국이자 연간 무역흑자가 1조달러를 넘어선 현실을 반영해 개발도상국에 주어지는 일부 특별대우는 더 이상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중국은 앞으로 WTO 협상에서 협정 이행기간을 더 길게 인정받는 것과 같은 새로운 개발도상국 특별·차등대우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개발도상국 지위 자체는 유지한다.

세계은행도 중국에 대한 대출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있다. 중국에 대한 연간 대출은 2017년 24억달러에서 2025년 7억5000만달러로 줄었다. 세계은행은 2031년까지 중국에 대한 대출을 단계적으로 축소할 방침이다.

중국 정부는 2035년까지 1인당 GDP를 ‘중간 수준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를 2만달러 이상으로 설명해왔다. 중국은 동시에 비서구식 경제발전 모델을 자처하며 서방 주도 금융·원조기관의 대안도 만들어왔다.

그러나 중국 내부의 소득 격차는 여전히 크다. 상하이와 선전 같은 연안 대도시는 상당수 기준에서 이미 아시아의 부유한 도시들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중국 소득 하위 20% 계층은 지난해 한 달 약 120달러 미만으로 생활했다고 셸레켄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의 실제 삶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불평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