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보다 35.9% 증가…최근 6년 누적 4조6889억원
국세청 "코로나 당시 실익 없는 재산 압류 해제 영향"
문진석 "버티면 된다는 잘못된 신호…징수 역량 보강"
국세청은 코로나19 당시 세금 징수 실익이 없는 재산의 압류를 대거 해제했고, 이후 5년이 지나 시효가 끝난 영향으로 분석했다.
◆걷을 재산·소득 없는 경우 대부분
1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세와 상속·증여세 체납액 중 소멸시효가 완성액은 1조149억원으로 전년(7469억원)보다 2680억원(35.9%) 증가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누적액은 4조6889억원에 달했다.
소멸시효 완성액은 세금을 걷지 못한 상태에서 법정 시효가 지나 국가의 징수권이 소멸한 금액을 뜻한다.
국세 징수권의 소멸시효는 5억원 미만은 5년, 5억원 이상은 10년이다. 이 기간에 체납자 재산을 압류하면 시효가 중단돼 징수권이 유지된다. 하지만 압류를 풀면 다음 날부터 시효를 새로 계산하고, 이후 추가 압류 없이 기간이 지나면 징수권이 소멸한다.
세목별로는 소득세가 9645억원으로 전체의 95.0%를 차지했다. 전년(7192억원)보다 2453억원(34.1%) 늘었다.
소득세 소멸시효 완성액은 2020년 4377억원에서 2021년 8858억원으로 증가한 뒤 2022년 6184억원, 2023년 8407억원, 2024년 719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9645억원으로 올라 최근 6년 중 가장 많았다.
특히 지난해 소득세 소멸시효 완성액이 크게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당시 팔아도 체납 세금을 걷기 어려운 재산의 압류를 대거 해제한 영향이라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에 어려운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실익 없는 재산에 대한 압류를 집중적으로 해제했다"며 "압류 해제 이후 5년이 지나면서 지난해 소멸시효 완성액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압류한 재산을 팔아도 체납 세금을 걷는 데 쓸 돈이 남지 않는다면 압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국세청은 코로나19 당시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와 납세자들의 요청에 따라 이런 재산의 압류를 적극적으로 해제했다고 부연했다.
상속·증여세 소멸시효 완성액은 지난해 504억원이었다. 전년(277억원)보다 227억원(81.9%) 증가했다.
연도별로는 2020년 240억원, 2021년 504억원, 2022년 327억원, 2023년 374억원, 2024년 277억원이다. 지난해는 2021년과 함께 최근 6년 중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국세청은 상속세의 경우 상속인 간 분쟁으로 납부가 늦어지면 추가 부담이 쌓여, 상속재산을 처분해도 밀린 세금을 모두 걷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남은 체납액을 걷을 재산을 찾지 못한 채 법정 기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두 세목을 합친 소멸시효 완성액은 해당 기간 총 4조688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세가 4조4663억원, 상속·증여세가 2226억원이었다.
지방국세청별로 보면 지난해 소득세 소멸시효 완성액은 서울청이 268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부청 2181억원, 인천청 1741억원, 부산청 1096억원, 대전청 914억원, 대구청 569억원, 광주청 456억원 순이었다.
상속·증여세는 중부청이 252억원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서울청은 156억원, 인천청 42억원, 부산청 25억원, 대전청 20억원, 대구청 6억원, 광주청 3억원이었다.
이와 관련해 징수권 소멸 규모가 커지면 체납을 버티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성실 납세자와의 형평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진석 의원은 "시효가 지나 사라진 1조원은 끝까지 버티면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남긴다"며 "징수 역량을 보강해 성실 납세자가 존중받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세청은 소멸시효가 끝난 체압액 대부분은 경제적으로 어려워 걷을 재산이나 소득이 없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예금이나 자동차 등 재산이 확인되면 압류해 소멸시효를 중단시킨다"며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경우는 징수할 재산이나 소득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으로, 이를 고의적으로 악용할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하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체납액을 걷기 위해 재산 압류와 공매 외에도 수색, 은닉재산 추적, 출국금지, 명단공개, 신용정보 제공 등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제도를 운영하고, 해외 은닉재산에 대한 국가 간 징수 공조도 확대하고 있다.
이번 소득세 통계는 근로소득 등 소득 종류별로 구분되지 않은 전체 소득세 기준이다. 올해 소멸시효 완성 현황은 자료 제출 당시 통계 생성이 마감되지 않아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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