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사상 최고치…상승세는 AI 대형주에 집중
美 10년물 국채금리 5%대…중소형·금리 민감주 압박
CPI·금융주 실적이 분수령…금리 하락 여부가 핵심 변수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상당수 투자자는 상승장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관련 대형 기술주가 지수를 끌어올린 반면 중소형주와 은행주 등이 고금리 부담에 부진한 영향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금융투자정보 전문매체 바차트에 따르면 S&P500지수는 지난 9일 7811.54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14% 넘게 상승한 수치다.
그러나 지수 내 종목들의 흐름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S&P500 구성 종목에 동일한 비중을 부여하는 동일가중지수는 고점 대비 약 4.6% 하락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도 고점보다 약 9% 낮다.
S&P500 구성 종목 가운데 장기 주가 흐름을 보여주는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종목도 절반에 못 미친다.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실제 상승세는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AI 대형주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바차트 기고자 짐 오스먼은 "S&P500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지수는 시가총액이 큰 기업들의 움직임을 더 크게 반영하기 때문에 평균적인 종목이나 개인 투자자의 계좌 흐름과는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양극화를 키운 핵심 요인으로는 높은 국채금리가 꼽힌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7일 장중 5.36%를 돌파하며 2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지고 주식의 투자 매력도 떨어진다. 특히 부채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이나 주택·부동산 관련 기업은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반면 현금이 풍부하고 이익 성장률이 높은 대형 기술주는 고금리 충격에 상대적으로 강하다.
오스먼은 "엔비디아 같은 기업은 높은 금리를 비교적 쉽게 흡수할 수 있지만 차환이 필요한 중소기업이나 높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영향받는 주택업체는 상황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국채금리가 5%를 웃돌면 투자자들의 선택지도 달라질 수 있다. 배당 수익률 3%대 종목보다 5%대 수익률을 제공하는 국채가 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대표 지수와 개별 종목의 체감 온도차도 커지고 있다. S&P500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중소형주와 은행주, 헬스케어주, 리츠(REITs), 주택 관련주는 고점 대비 15~30% 낮은 수준에 머무는 상황이다.
이번 주 발표되는 물가 지표와 금융주 실적이 향후 시장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오는 13일 JP모건과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웰스파고가 실적을 발표하고, 14일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모건스탠리의 실적이 예정돼 있다.
같은 날에는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발표된다.
오스먼은 "물가가 둔화하고 10년물 국채금리가 5%에서 의미 있게 내려오기 시작한다면 최근 가장 크게 타격받은 중소형주와 주택주, 은행주 등 금리 민감주에 관심이 쏠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되고 국채금리가 5% 위에서 머무는 가운데 일부 대형 기술주만 S&P500을 끌어올린다면 시장 경계감을 높여야 한다고 봤다.
그는 "S&P500이 사상 최고치라는 이유만으로 이미 많이 오른 대형주를 추격 매수할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금리 하락 등으로 부진했던 종목의 실적과 주가가 개선될 여건이 생기는지를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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