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中 하이브리드차 수출 절반 이상 줄 것"… 中은 규모 언급 없어
한국산 규제 가능성 낮아져… 투싼·스포티지 경쟁 여건 변화 주목
감축 규모·이행 계획 비공개… 中 물량 국내 유입 '풍선 효과' 우려도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유럽연합(EU)과 중국이 중국산 하이브리드차의 유럽 수출을 줄이기로 합의함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산 차량까지 수입 규제에 묶일 수 있다는 우려는 덜었으나, 합의의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데다 유럽에서 밀려난 중국산 물량이 국내로 향할 수 있어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외신 등에 따르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담당 집행위원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지난 8~9일 베이징에서 제2차 무역·투자협의를 열고 하이브리드차 무역 관련 양해에 도달했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회담 후 중국의 하이브리드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수출이 절반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이브리드차는 양측 무역 갈등의 핵심 쟁점이다. EU가 2024년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5%의 관세를 매기자 중국 업체들은 기본 관세 10%만 적용되는 하이브리드차로 눈을 돌렸다.
중국산 하이브리드차의 EU 월 수입량은 2024년 10월 3800대에서 올해 7월 5만대로 13배가량 급증했다. 지난 8월 유럽에서 판매된 하이브리드차 4대 중 1대가 중국산이었다.
이에 EU는 일정 물량을 초과하는 수입차에 관세를 물리는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도입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이프가드는 통상 특정 국가가 아닌 모든 나라의 수입품에 적용된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만들어 유럽으로 수출하는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차도 규제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양사의 올해 1~8월 유럽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약 18만1000대로, 이 가운데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한 물량은 약 6만3000대(약 35%)다.
하지만 이번 협상이 중국이 수출 물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정리되면서 한국산 차량이 규제 대상에 오를 가능성은 낮아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차가 오히려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BYD '씰 U DM-i' 등 중국산 PHEV SUV는 현대차 투싼,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와 차급과 고객층이 겹친다. 중국산 물량이 줄면 가격 경쟁과 판촉비 부담이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변수는 남아 있다. 양측이 낸 공동성명에는 하이브리드차 감축 규모가 담기지 않았고, 중국 상무부도 이행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BYD가 올해 4분기 헝가리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는 등 중국 업체들이 유럽 현지 생산을 늘리면 수출 감축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
유럽 수출길이 좁아진 중국 업체들이 한국 등 다른 시장으로 하이브리드차 물량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BYD는 지난 8월 PHEV SUV '씨라이언 6 DM-i'를 3750만원에 국내 출시한 데 이어 이달 6일 사륜구동 모델을 4190만원에 추가했다.
하이브리드차는 현대차그룹의 주력 차종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팔린 신차의 34.1%(28만9814대)가 하이브리드차였다.
현대차는 지난 2분기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기아도 하이브리드차 비중을 높여 전기차 부문의 수익성 부담을 줄이는 전략을 펴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유럽 시장에서는 일부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국내는 진입 장벽이 낮다 보니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며 "당장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U는 오는 15~16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이번 협의 결과와 후속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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