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00조원 돌파·글로벌 판매 3위…제네시스·친환경차 '결실'
'피지컬 AI' 전환 선언…국내 125조2000억원·미국 260억달러 투자
현대차그룹 노사 협력·로봇 수익성 확보는 앞으로 과제로 남아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현대차그룹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의 경계를 넘어 자율주행, 로보틱스, AI 팩토리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피지컬 AI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오는 10월 14일 취임 6주년을 맞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그린 현대차그룹의 미래 청사진이다.
정 회장은 취임 6년 만에 현대차그룹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성비 중심의 대중차 브랜드에서 제값 받는 브랜드로 도약하며 글로벌 완성차 판매 3위에 안착했고, 현대차·기아 합산 매출 300조원 시대도 열었다.
이제 정 회장의 시선은 자동차를 넘어 로보틱스와 인공지능(AI)으로 향한다. 자동차 사업에서 입증한 경쟁력을 피지컬 AI의 사업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앞으로의 핵심 승부처로 꼽힌다.
1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약 727만대를 판매하며 4년 연속 글로벌 판매 3위를 지켰다.
합산 매출은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20조5460억원으로 폭스바겐그룹을 처음 제쳤다. 올해 2분기에는 합산 매출 82조2523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가성비' 대중차 브랜드에서 '제값 받는 브랜드'로의 체질 개선이 있다. 제네시스 연간 판매량은 2019년 7만7135대에서 지난해 22만1482대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에서도 올해 상반기 3만9088대를 팔아 역대 상반기 최다 실적을 냈다.
현대차가 해외에서 판 레저용 차량(RV)의 대당 평균 판매 가격 역시 2019년 3459만원에서 7387만원으로 2배 이상 상승했다.
브랜드 가치도 성장했다.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업체 인터브랜드 평가에서 현대차 브랜드 가치는 지난해 246억달러로 30위에 올라, 2019년 대비 약 75% 증가했다.
전동화 분야에서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수소전기차를 아우르는 라인업을 구축했다. 지난해 친환경차 판매는 약 176만대로, 누적 1000만대 돌파를 앞뒀다.
올해 상반기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현대차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36만3000대, 기아가 47% 늘어난 31만6000대로 집계됐다.
자동차 사업에서 브랜드와 수익성을 끌어올린 정 회장의 시선은 이제 피지컬 AI로 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며 로봇 사업을 본격화했다.
지난 1월 CES 2026에서 AI 로보틱스 생태계 전략을 공개한 데 이어, 7월 서밋에서는 AI 팩토리와 도시 단위 통합 지능화로 확장된 중장기 청사진을 발표했다.
2028년에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투입할 계획이다.
대규모 투자도 병행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5년간 국내에 역대 최대 규모인 125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이 중 50조5000억원은 AI,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로보틱스, 수소 등 미래 사업에 배정했다.
미국에서는 260억달러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에는 58억달러가 투입되는 현대제철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HPLS)를 착공했다.
엔비디아, 웨이모, 구글 딥마인드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전 임직원이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AI 전환(AX)도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다만 기술 확보와 투자 확대가 곧바로 사업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는 올해 10년 만의 전면 파업을 겪었다.
로봇의 생산 현장 투입이 본격화할수록 노사 협력의 중요성도 커질 전망이다.
피지컬 AI의 수익성 확보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핵심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해 5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로봇 기술력을 실제 생산 현장에 적용하는 차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로 안착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AI 산업의 경쟁 축이 기술 개발에서 사업화와 수익성 창출로 이동하는 만큼, 현대차그룹도 구체적인 성과로 사업 전환의 실효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년이 글로벌 톱티어로 도약한 시기였다면, 앞으로는 피지컬 AI 비전을 실제 사업 성과로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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