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신작 '눈 둘 데가 없네' 부산 초청
배우 권해효·박미소 10일 야외무대인사
권해효 "홍상수 영화 매순간 달라 위대해"
로카르노영화제 감독상 등 3관왕 올라
"김민희 내레이션 산문시처럼 느껴졌다"
[부산=뉴시스] 손정빈 기자 = "홍상수 감독은 지난 30년 간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고 등판하는 선발투수처럼 영화를 만들어왔습니다. 새 영화 꼭 만나보십쇼."
배우 권해효는 홍상수 감독 신작 '눈 둘 데가 없네'를 이렇게 표현했다. 홍 감독은 19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데뷔했다. 올해 데뷔 30주년이다. '눈 둘 데가 없네'는 홍 감독 35번째 장편이다. 31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이콘 부문에 초청됐다. 권해효는 10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눈 둘 데가 없네' 야외무대인사에서 "이번 작품 보며 다시 한 번의 홍상수 감독 영화에 전율을 느꼈다"고 말했다. 권해효가 홍 감독 영화에 출연한 건 이번이 13번째였다.
'눈 둘 데가 없네'는 어린 시절 부모 이혼으로 조부모와 함께 산 '상희'가 10여년만에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제주도에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김민희가 주인공 상희를 맡았고, 최명길·권해효·신석호·박미소 등이 출연했다. '눈 둘 데가 없네'는 올해 로카르노영화제에 초청돼 감독상과 최우수연기상(김민희) 그리고 에큐메니컬 심사위원상 등 3관왕에 올랐다. 권해효는 이 작품을 "유럽에선 이 작품을 올해 나온 영화 중 가장 아름답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제주도 가을 풍광이 담긴 작품으로도 알려졌다. '눈 둘 데가 없네'는 지난해 11월 제주도에서 찍었다. 권해효는 "제주도의 풍광을 넘어 제주도의 공기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에 찍어 개봉하기까지 약 1년이 걸렸는데, 난 그 사이 1년 더 늙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시간 흐름 속에 홍 감독 영화 속 자신의 역할 변화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권해효는 "13번의 작업, 13편을 하면서 보내온 시간 동안 어떤 여성을 사랑하고 좋아했던 남자에서 누군가의 아버지로 변했다"고 말했다. 권해효는 '눈 둘 데 가 없네'에서 아버지 역을 맡았다. 홍 감독 영화에서 그가 아버지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야외무대인사에는 배우 박미소도 함께했다. 박미소는 권해효 딸을 연기했다. 그는 홍 감독과 작업하는 게 이번이 3번째였다. 박미소는 이번 영화 관전포인트에 대해 "극 중 영상 너머로 김민희 선배 내레이션이 나온다. 그 부분이 저는 마치 하나의 산문시처럼 느껴졌다. 많은 걸 느끼고 생각하게 해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좋은 날 좋은 마음으로 마음 편하게 오셔서 이 작품을 온전히 느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혹자는 홍 감독 영화가 대체로 유사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이런 얘기들에 대해 권해효는 전혀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난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홍 감독은 매번 매순간 다른 영화를 만들었다. 우리 시대 이 위대한 감독과 함께 작업하는 건 큰 영광이다"고 했다. '눈 둘 데가 없네'는 오는 21일 국내 극장에서 정식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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